1. 서 론
금융시장은 제도적 발전과 금융상품의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과거의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이 중심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다양한 파생상품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구조는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특히 선물(futures)과 옵션(option)과 같은 파생상품은 단순한 헷징(hedging)의 수단을 넘어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 현물시장(spot market)의 정보효율성을 증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11, 18]. 또한, 2000년대 이후 고빈도 매매, 알고리듬 기반 자동 거래 시스템 및 인공지능 기반 투자 전략 등의 도입으로 시장 참여자가 더욱 다양해지고 정보 비대칭 구조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의 반응 속도와 거래 메커니즘에 직접적 영향을 주면서 시장 구조를 더욱 정교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시장 발전의 흐름 속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자산군은 암호화폐(cryptocurrency)이다. 비트코인(Bitcoin)과 같은 주요 암호화폐는 2009년 최초의 실험적 디지털 통화로 시작하여 현재는 주요 투자 자산으로 급부상하였다[16]. 암호화폐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중무휴 24시간 거래되는 특성을 지니며, 높은 변동성과 수익률, 거래소 간 유동성 차이, 심한 정보 비대칭성 등의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특히 이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swaps)은 전통 금융시장의 선물 계약과 달리 만기일이 존재하지 않으며, 수수료를 통해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이 유사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만기 부담 없이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으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다양한 거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제도적 특성과 파생 상품 구조의 차이는 투자자의 행동 패턴, 정보 반영 방식, 유동성 구조 등에서 기존의 전통적 금융시장과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4, 10, 25].
한편 금융시장 분석의 이론적 기반은 주로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5]에 근거하여 수행되어 왔다. 이에 따르면, 시장에서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는 즉시 가격에 반영되며, 따라서 가격은 무작위로 변동하고 예측이 불가능하여 차익 거래의 기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시장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해 ARIMA, GARCH, Granger Causality 등 다양한 전통적 통계 모형이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12, 21]. 이러한 모형들은 주로 수익률의 예측 가능성, 변수 간 인과 관계 분석 등을 통해 시장의 정보 반영을 평가하고자 한다. 그러나 실제 금융시장은 이러한 선형 모형이 전제하는 정규성, 정상성과는 달리 장기 기억성(long-range dependence),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 팻 테일 분포(fat-tail distribution)와 같은 비선형적 특성[1, 2]을 갖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프랙탈 시장 가설(Fractal Market Hypothesis, FMH)[19]과 같은 복잡계 이론을 적용하여 금융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FMH는 금융시장 가격의 복잡하고 불규칙한 특성을 프랙탈 특성으로 규정하며,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초기에는 Rescaled-Range(R/S) 분석법[6]이 사용되었으나, 비정상성(non-stationarity)에 대한 한계로 인해 이후 Detrended Fluctuation Analysis(DFA)[18] 및 Multifractal-DFA(MF-DFA)[9] 등 다양한 방법이 제안되었다. 특히 MF-DFA는 비정상 시계열에 사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스케일에서 자기상관 구조 및 복잡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고빈도 시계열 데이터와 구조적 비효율성이 강한 금융 시계열 분석에 적합한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MF-DFA는 주식시장[3, 7, 23]과 암호화폐 시장[8, 13, 22]의 복잡성과 다중 스케일 구조(multiscale structure)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데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swaps)의 도입이 시장 구조와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무기한 선물은 기존의 전통적 파생상품과 달리 만기가 없는 특수한 파생상품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주요한 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본 논문은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복잡성과 비선형적 특성을 MF-DFA를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하며, 특히 무기한 선물의 도입 전후 기간을 구분하여 현물 시장의 멀티프랙탈 특성 변화를 비교한다. 이를 통해 무기한 선물의 도입이 시장 효율성 개선과 정보 비대칭성 완화 등 시장 특성 변화에 미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2.1 Multifractal Detrended Fluctuation Analysis
먼저 t시점의 가격 pt의 로그 수익률 rt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길이가 N인 시계열 rt에 대한 MF-DFA 분석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 먼저 프로파일(profile) yt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때 r는 전체 시계열의 평균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profile 을 길이 k의 겹치지 않는 조각(segment)으로 나눠 개의 조각을 생성한다. 항상 프로파일이 k로 나뉘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 과정을 시계열의 반대쪽에서도 반복하여 총 2Nk의 조각을 생성한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를 사용하였다[9].
다음으로 최소제곱법을 적용하여 각 조각의 local trend를 계산하고, 각 조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산을 계산한다. 먼저 l = 1, ..., Nk 에 대한 분산은 다음과 같다.
또한 l = Nk + 1, ..., 2Nk 에 대한 분산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다음으로 모든 조각의 분산의 평균을 취해 q번째 차수의 요동 함수(fluctuation function)를 구한다.
요동 함수의 스케일링 양상(scaling behavior)은 다음의 방식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 만약 rt가 장기 기억성(long-range dependence)을 가진다면 멱법칙(power-law)에 따라 s가 커짐에 따라 Fq(s)도 증가할 것이다. 일반화된 허스트 지수(Generalized Hurst Exponent, GHE) H (q)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위 식의 양변에 로그를 취해, H (q)는 다음과 같이 다시 쓰일 수 있다.
H (q)는 시계열의 자기상관(autocorrelation)과 관련된 지표로, 만약 H (q)가 q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면 시계열이 단일프랙탈(mono-fractal) 하다고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계열이 멀티프랙탈(multi- fractal)하다고 한다. 또한 q = 2일 때 GHE는 허스트 지수(hurst exponent) H 이며 만약 0.5 < H < 1인 경우 시계열이 양의 자기상관을(persistent), 0 < H < 0.5인 경우 시계열이 음의 자기상관을(anti-persistent) 가진다고 한다. 또한 H = 0.5인 경우 시계열이 랜덤워크(random walk)를 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2.2 Multifractal 특성의 원인
일반적으로 시계열에 존재하는 멀티프랙탈의 주요 원인은 장기 기억(long-range dependence) 또는 팻 테일 분포(fat tail distribution)로 알려져 있다[16]. 시계열의 장기 기억성은 원 시계열과 무작위로 섞은 시계열(randomly shuffled series)의 Degree of multifractality를 비교하여 알 수 있고, 팻 테일 분포는 원 시계열과 대체 시계열(surr ogate series)을 비교하여 알 수 있다.
먼저 무작위로 섞은 시계열은 다음과 같이 생성한다. 원 시계열의 총 길이를 N 이라 할 때, N 보다 작은 두 수 u,υ의 쌍을 만든다. 그리고 원 시계열의 u번째 값과 υ번째 값을 바꾼다. 해당 과정을 20N번 반복하여 완성한다. 대체 시계열을 생성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원 시계열의 평균과 분산을 따르는 정규분포에서 를 생성하고, 원 시계열 과 같은 랭크 패턴(rank pattern)을 가지도록 를 재배열한다. 이 때, Degree of multifractality(ΔH )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원 시계열, 무작위로 섞은 시계열, 대체 시계열의 ΔH를 각각 ΔHorg, ΔHshuf, ΔHsurr라 할 때 만약 ΔHorg > ΔHsurr > ΔHshuf이라면 멀티프랙탈의 주요 원인은 장기 기억이며 ΔHorg > ΔHshuf > ΔHsurr 라면 주요 원인은 팻테일 분포라고 한다. 또한 ΔH가 0이라면 시계열이 mono-fractal한 것이고, ΔH가 클수록 멀티프랙탈 한 특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3 멀티프랙탈 기반 시장 효율성 측정
효율적 시장 가설은 가격에 모든 가용한 정보가 반영되어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며 무작위로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만약 가격이 무작위로 움직인다면 q에 따른 H (q)의 변화는 없어야 하고 H (q)는 항상 0.5일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GHE에 기반한 다음의 두 지표를 사용하여 시장 효율성을 측정한다.
MED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더 효율적인 것을 의미하며, MDM 은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3. 데이터
본 연구에서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swaps)의 도입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글로벌 거래량이 가장 높은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Binance.com)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연구의 신뢰성과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물시장 상장과 선물시장 상장 간 1년 이상의 기간 차이가 존재하며,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총 35개의 암호화폐 자산을 선정하였다. 암호화폐 시장의 고빈도 거래 특성을 반영하여 15분 간격의 데이터를 사용하였으며, 분석 기간은 각 자산에 대해 선물시장 도입 전후 각각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매월로 구분하여 상대적 단기간(short-term)과 장기간(long-term)의 변화를 모두 포괄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시장 효율성 검정은 선정된 전체 35개 암호화폐 자산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각 자산의 선물시장 도입 전후의 시계열 자료를 통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효율성의 변화 여부를 평가하였다. 보다 심층적인 멀티프랙탈(multifractal) 특성과 시장의 구조적 복잡성 변화에 관한 분석을 위해 일반화된 허스트 지수(GHE; Generalized Hurst Exponent) 분석과 멀티프랙탈 특성 비교, 멀티프랙탈 특성의 주요 원인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상세 분석은 시장 대표성과 자산 규모의 이질성을 반영하기 위해 시가총액 기준 대형 자산인 비트코인(BTC), 중소형 자산인 질리카(ZIL), 앵커(ANKR), 소형 자산인 스팀(STEEM) 등 총 4개의 자산을 기준으로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자산 규모에 따른 시장 반응과 효율성의 차이를 명확히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 활용된 전체 암호화폐 자산 목록 및 각 자산의 선물시장 상장일, 로그 수익률의 기초통계량은 <Table 1>에 상세히 제시하였다.
4. 연구 결과
먼저 <Figure 1>은 각 자산(BTC, ANKR, STEEM, ZIL)의 기간별 GHE를 나타낸 것이다. 붉은색 점은 선물시장 도입 이전(Pre)의 GHE를, 푸른색 점은 선물시장 도입 이후(Post)의 GHE를 의미한다. 시계열이 단일프랙탈(monofractal) 구조라면 H (q)는 q의 차수에 무관하게 일정 해야하지만, 본 연구의 모든 자산에서 무기한 선물 도입 이전, 이후를 막론하고 q가 증가할수록 GHE 값이 감소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4개 현물 가격의 강력한 멀티프랙탈 특성을 의미하며, 시장이 상당히 복잡하고 비선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만,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1개월에서 6개월간 대체적으로 q의 차수에 따른 H (q)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igure 1D>의 가장 좌측 그림에 나타난 STEEM의 경우 선물시장 도입 전 1개월 동안 q 증가에 따른 GHE 감소 폭이 매우 커서 강력한 멀티프랙탈성을 보여주었다. 반면 도입 후 1개월은 상대적으로 멀티프랙탈성이 약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멀티프랙탈 특성은 <Table 2>의 ΔH 값으로 정량적으로 확인된다. ΔH 값이 클수록 시장이 더 높은 복잡성과 변동성을 나타내며, 선물시장 도입 이전 대부분의 자산에서 이러한 특성이 강력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STEEM의 ΔH는 선물 도입 전 4~6개월 동안 각각 0.8431, 0.8271, 0.8313으로 매우 높았으나, 도입 후 같은 기간에서는 각각 0.5493, 0.3361, 0.3746으로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는 무기한 선물의 도입으로 인해 STEEM 시장의 복잡성과 변동성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유사한 현상은 ANKR와 ZIL에서도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무기한 선물 도입이 시장 효율성을 높이고 구조적 복잡성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BTC는 도입 전 6개월의 값(0.6313)에서 도입 후 값(0.551)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다른 자산들과 비교하여 변화 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BTC의 높은 시가총액과 유동성, 정보 접근성이 시장의 성숙도를 높여 정보가 빠르게 반영되고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15]. 즉, BTC는 시장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회복 속도가 빨라, 구조적 변동성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Table 3> 결과를 보면, 모든 자산에서 장기 기억성과 팻 테일 분포가 동시에 멀티프랙탈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BTC는 팻 테일 분포가 모든 기간에 걸쳐 주요 요인으로 나타난 반면, ANKR, STEEM, ZIL과 같은 다른 자산들에서는 장기 기억성과 팻 테일이 혼재된 형태로 나타났다. BTC의 무작위 시계열 및 대체 시계열의 값이 도입 이전(pre)에 비해 도입 이후(post)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예: shuffled series의 도입 이후 1개월에서 6개월 값은 각각 0.49, 0.3983, 0.3471, 0.3384, 0.328, 0.296이며, surrogate series는 각각 0.2137, 0.2675, 0.3027, 0.321, 0.2861, 0.2862)은 BTC 시장이 높은 정보 접근성과 안정적 시장 구조로 인해 장기적 자기상관 구조가 약화되었으나, 여전히 팻 테일 특성이 강력하게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ANKR의 경우, 도입 이전 shuffled 시계열의 값이 1개월부터 6개월까지 각각 0.2477, 0.2222, 0.1724, 0.1771, 0.1651, 0.149에서 도입 이후는 0.3723, 0.2656, 0.2363, 0.209, 0.2081, 0.1954로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며, surrogate 시계열 역시 유사한 증가를 나타냈다. 이는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시장의 복잡성 및 장기적 기억성 요인이 다소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STEEM과 ZIL 역시 shuffled 및 surrogate 시계열에서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전반적으로 값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STEEM의 경우 surrogate 시계열 값이 도입 후 1~3개월에서 뚜렷한 증가(0.2742, 0.2241, 0.2461)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무기한 선물 도입이 시장 구조에 대한 정보 반영 효율성을 높여 멀티프랙탈성을 부분적으로 재구성하는 영향을 미쳤음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BTC는 상대적 시장 안정성과 정보 효율성으로 인해 시계열적 복잡성은 낮으나 극단적 변동성이 여전히 존재하여 팻 테일 분포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 반면, 다른 자산들은 무기한 선물의 도입 이후에도 장기 기억성과 팻 테일의 혼재로 인해 보다 복잡한 멀티프랙탈 구조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able 4>와 <Table 5>는 시장 효율성 지표인 MED와 MDM을 네 자산에 대해 계산한 값이다. MED는 1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효율적임을 의미하고, MDM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더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BTC의 4 month, 5 month를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선물시장 도입 이후가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기간별 효율성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전반적으로 짧은 시간보다 긴 시간에서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BTC를 제외한다면 5개월 차에서 시장 효율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 예를 들어, STEEM은 도입 전 MED가 0.7464에서 도입 후 0.9041로 크게 증가했으며, MDM은 0.4136에서 0.1681로 대폭 감소하였다. 이는 무기한 선물 도입 후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정보의 빠른 반영과 구조적 복잡성의 감소가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보다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본 연구는 동일한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Table 1>의 35개 암호화폐에 대해 각 효율성 지표를 산출하고, 무기한 선물 도입 전후 효율성 변화에 대한 통계적 검정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효율성의 변화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Paired t-검정, 단측(one-side) t-검정, Wilcoxon 검정의 세 가지 방법을 채택하였으며, 검정의 귀무가설은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효율성이 개선되지 않았다'로 설정하였다. Paired t-검정은 동일한 자산의 무기한 선물 도입 전후 효율성 지표 간 평균 차이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단측 t-검정은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효율성이 향상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유의성을 평가하는 검정이다. 또한 Wilcoxon 검정을 통해 중위수 수준의 변화와 이상치의 영향을 통제하며 일관된 효과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검정을 병행하여 사용함으로써 결과의 통계적 강건성을 확보하고자 하였고, 본 검정에서 유의한 결과는 무기한 선물 도입이 시장 효율성 증가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각 통계 검정 결과를 <Table 6>에 나타내었다. 대부분의 기간에서 Paired t-검정과 단측 t-검정이 시장 효율성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앞선 네 암호화폐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단기(1-3개월)보다 장기(4-6개월)에서 효율성 향상이 더욱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Paired t-검정에서 MED의 p-value는 1개월(0.0218), 3개월(0.0224), 4개월(0.0032), 5개월(0.0042), 6개월(0.0005) 모두 유의하며, 특히 장기적으로 갈수록 더 강력한 유의성을 보였다. 또한 MDM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으며, 6개월 이후의 p-value가 매우 낮은(0.0015) 수준에서 나타나 시장 효율성 개선에 대한 매우 강력한 통계적 증거를 제공하였다. 단측 t-검정 결과 역시 효율성 증가를 뒷받침하며, MED와 MDM 모두 거의 모든 기간에서 일관된 유의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6개월 기간에서는 MED가 p-value 0.0002, MDM이 p-value 0.0007로, 이는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 효율성 증가가 극도로 뚜렷함을 나타내는 매우 강한 통계적 증거로 판단할 수 있다. 비모수적 검정인 Wilcoxon 검정 또한 대체로 일관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MED와 MDM 지표 모두 1개월부터 6개월까지 대부분 기간에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으며, 특히 6개월 기간의 MED(p-value = 0.0001) 결과는 본 연구의 귀무가설을 강력하게 기각하며 시장 효율성의 증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기존 주식시장 선물 도입 관련 연구들[11, 17]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선물시장은 정보의 흐름을 촉진하고,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기능을 활성화하여 현물시장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이론적 논의를 지지한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높은 변동성 및 다중프랙탈(multifractal)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무기한 선물의 도입이 정보의 빠른 반영과 시장 참여자의 합리적 거래를 촉진하여 다중프랙탈적 시장 구조의 복잡성을 완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효율성을 증대시켰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무기한 선물 도입 후 정보의 확산 속도 및 거래 활동 증가로 인해 가격 변화의 다중프랙탈적 구조가 완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관찰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효율성 증가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5. 결 론
본 연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무기한 선물(perpetual swaps)의 도입이 시장 구조와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35개의 주요 암호화폐에 대해 무기한 선물 도입 전후의 고빈도(15분 별) 가격 데이터를 수집하고, 멀티프랙탈 특성 분석과 시장 효율성 지표(MED 및 MDM)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대부분의 암호화폐에서 시장의 멀티프랙탈성이 감소하고 구조적 복잡성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었으며, 이는 시장이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 반영 속도가 빨라지고 합리적 가격 형성 기능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주요 자산인 BTC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보였으나, 여전히 팻 테일 분포 특성으로 인한 극단적 변동성이 존재하였다. 이는 BTC 시장의 높은 유동성과 정보 접근성으로 인해 장기적 자기상관이 약화되었으나 단기 충격으로 인한 변동성은 지속됨을 시사한다.
시장의 효율성 측면에서 MED와 MDM을 이용한 분석 결과, 무기한 선물 도입 이후 시장 효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aired t-검정, 단측 t-검정 및 Wilcoxon 비모수 검정을 포함한 모든 검정 방법에서 공통적으로 시장 효율성 개선을 확인하였으며, 장기적인 기간(4~6개월)으로 갈수록 그 유의성이 더욱 강력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무기한 선물 도입이 단순한 유동성 공급을 넘어 가격 발견 기능과 정보 비대칭성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통계적 증거이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무기한 선물의 도입이 시장 효율성을 현저히 증대시킨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또한 기존 선형 모델 기반의 분석 한계를 넘어 복잡계 이론과 멀티프랙탈 분석 방법론을 결합하여 암호화폐 시장의 비선형적 특성을 심층적으로 규명하였다. 향후 연구는 다양한 외부적 충격에 따른 시장 반응 차이, 거래소별 특성 차이, 및 보다 세부적인 가격 발견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암호 화폐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효율성에 대한 이해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