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해외건설업은 70~80년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뒷받침하며 우리나라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액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15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발생한 해외 건설 프로젝트들의 부실과 수익성 악화의 여파로 급격히 하락하며 현재까지도 수주실적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30]. 이러한 해외건설업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해외 건설 프로젝트들은 점차 대형화, 복잡화, 다각화되고 이에 따른 리스크도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기존의 리스크 감내전략을(Risk-taking) 고수하며 수주실적 증대에 집중한 결과 프로젝트 실패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며 현재 해외 건설 침체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건설프로젝트에서 리스크란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의미하며, 리스크는 기대하지 않았던 사건으로 인해 지연, 비용초과, 불만족스러운 결과, 안전 및 환경적 위험을 유발하고 결국 프로젝트 전체 결과를 실패로 이끄는 원인이 된다[58]. 일반적으로 건설 프로젝트는 다양한 환경에서 수년간 수행되며, 대형 규모, 복잡한 기술 및 공정,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관련되는 특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리스크를 가지게 되고 이는 건설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 지표인 일정 및 비용 초과와 밀접하게 관련된다[3]. 특히, 글로벌 환경하에서의 프로젝트 수행은 언어, 경제, 정치, 문화 등 외부적 불확실성의 증대를 수반하므로[71] 국내 프로젝트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수준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추는 것은 향후 수주실적 및 프로젝트 수익성 개선을 통한 비즈니스 확장의 핵심 요인으로 그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형 건설기업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들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식별, 관리 및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 도구로[10,22] 전사적 리스크 관리(Enterprise risk management: ERM)를 도입하여 적용하고 있다. 전사적 리스크 관리란 기업의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리스크를 전사적인 시각에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인식하여 평가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리스크 관리 방식이다[23]. 건설기 업의 관점에서 기존의 리스크 관리 방식은 개별 단위의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Project Risk Management: PRM)로 PRM은 내재 되어있는 불확실한 요인들을 사전에 분류, 분석,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통하여 프로젝트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의 결과를 최대화하고 동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의 결과를 최소화하는 관리 방법으로 정의 된다[55]. 즉, ERM은 전사 수준에서의 위험을 식별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 및 실행에 중점을 두지만, PRM은 개별 프로젝트에서의 리스크 인식 및 대응을 통한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둔다[15,43]. 기업들은 새로운 관리 방식인 ERM 을 적용함으로써 개별 프로젝트 단위가 아닌 다수의 프로젝트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관점 및 더 나아가 전사적인 차원의 리스크까지 고려하여 모든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들은 ERM 의적용으로 실제 프로젝트 수행 전반의 PRM 역량 및 프로젝트 성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ERM 적용과 관련하여 기존에는 금융 및 보험과 같은 특정 산업에서 더 일반적이었으나, 다양한 산업에서 ERM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고[53,64] 국내에서도 다수의 대형 건설기업을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리스크 관리 조직 및 시스템구축 등의 노력을 통한 ERM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ERM 적용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기업들의 실제 PRM 역량은 여전히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39]. 특히,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대비 실제 실행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34]. 이는 건설 기업에서 ERM이 조직 및 시스템 측면에서 도입되었으나 아직 완전히 구현되어 기대하던 측면에서의 효과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도입된 ERM 관리 방안들이 프로젝트 수주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실제 프로젝트 수행 단계 전반의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설기업에서 ERM 적용이 실제 프로젝트 수행단계의 PRM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ERM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
한편, ERM은 당초 금융 분야에서부터 시작된 개념으로 기존에는 주로 재무, 회계 분야를 대상으로 재무적 성과와 연계하여 효과성을 제시하는데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건설 산업을 대상으로 한 ERM 관련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건설 산업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ERM를 기 도입한 건설 기업들을 대상으로 ERM 성숙도 및 구현 수준에 대한 평가, 프레임워크 및 통합 모델 제안, ERM 구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대부분으로[43,44,69,70], 본 연구는 ERM 적용의 영향을 프로젝트 성과의 관점에서 확인함으로써 향후 해당 산업에서 ERM의 효과적인 적용 및 관행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데 기존 연구와의 차별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ERM 적용이 실제 프로젝트 수행 단계의 PRM과 프로젝트 성과의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특히, ERM 적용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PRM을 매개로 하였을 때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히고, 이를 통해 ERM이 실제 프로젝트의 성과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수행 단계의 PRM과의 연계가 중요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기존 문헌 및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ERM의 핵심 요인들을 도출하고, 이를 일반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하여 프로젝트 단위의 PRM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 실증분석 하고자 한다. 설문은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 및 관리한 경험이 있는 국내 건설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연구가설에 대한 검증은 구조방정식 도구인 PLS-SEM을 활용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2.1 ERM의 정의
전사적 리스크 관리(Enterprise risk management: ERM)란 기업의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리스크를 전사적인 시각에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인식하여 평가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리스크관리 방식으로[23] 기존 의사일로 기반의 리스크 관리에서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며, 기능 및 부서 단위로 위험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Traditional Risk Management, TRM) 방식의 한계로 인하여 그 필요성이 증대되었다[24]. 이에 따라 통합 리스크 관리, 전체적 리스크 관리, 기업 리스크 관리, 토탈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명칭의 TRM을 대체하는 새로운 리스크 관리의 패러다임이 등장하였으며[28,46,4], 이후 미국의 기업회계 및 내부통제 구조 등을 연구하고 제도화하는 기관인 COSO(Committee of Sponsoring Organizations of the Treadway Commission)에서 제안한 전사적 리스크 관리(ERM)로 통일되었다. 기존 연구자 및 표준들은 ERM을 리스크 관리를 기업의 전략 및 목표 달성과 연계하여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접근 방안으로 <Table 1>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ERM의 개념 및 구성요소는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며[11], 명확히 획일화된 규정 및 관행으로 보기보다는 포괄적인 개념의 “Umbrella Concept“로[56]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ERM은 최고 경영진의 감독하에 전사 차원에 하향식(top-down)으로 전개되는 특징을 가지며 [42],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식별하고 기업의 위험 선호에 맞는 적절한 대응 방안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ERM을 적용하면 기업의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기업 가치 극대화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하였고[59], 따라서 기업은 성과에 영향을 미 치는 리스크들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식별, 관리 및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 도구로 ERM을 구현할 수 있다[10,22].
2.2 ERM의 핵심 요소
ERM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연구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11]. 대표적으로 COSO에서는 보다 구체화한 형태의 ERM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 첫 번째 ERM의 근본적 구성요소로 거버넌스와 문화를 들고 있다. 거버넌스 문화의 주요 내용으로는 최고 경영진의 리스크 감독, 리스크 관리 운영 체계 수립, 리스크 문화 조성 등을 포함하며[16] 이에 따라, ERM의 주요 구성 요소들을 기업의 리스크 관련 전사적인 차원의 조직, 정책, 문화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ERM의 조직과 관련한 문헌들에서 최고 경영진의 참여와 헌신을 ERM 구현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하였고[29], 기존의 프로젝트 기반의 리스크 관리에 익숙한 기업에서 ERM을 구현하는 것은 조직적 맥락의 변화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ERM 구현은 결국 조직의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68]. 다수의 문헌에서 기업은 ERM을 적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지도록 부서를 설립하거나 CRO(Chief Risk Officer)와 같은 한 명의 개인을 지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ERM을 시행하는 기업 내에서 CRO의 임명은 일관된 추세로[36,40,10] 일부 관련 연구에서는 ERM 구현 기업의 86.3%에 CRO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1] 이에 따라 ERM 구현의 핵심 지표로 CRO의 존재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53].
또한, ERM의 정책은 전략과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의 체계적 절차를 마련하는 것으로[6], 리스크 관리 절차를 설계하면 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으며 기업 수준과 프로젝트 수준 모두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42]. ERM 정책을 바탕으로 기업은 전략과 연계되는 리스크 선호도 및 허용 수준을 설정하고 모든 리스크 관리가 위험선호 내에서 수행될 수 있도록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은 리스크와 관련하여 인적 자원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직원들이 조직의 변화에 따라 더욱 복잡해지는 이슈와 리스크 등의 새로운 도전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15].
마지막으로, 리스크 문화는 최근 ERM의 핵심 요인으로 그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스크 문화는 ERM 체계의 다른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ERM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기업의 ERM 프레임워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37]. 따라서 리스크 문화는 리스크 관리의 모든 요소를 묶는 ERM의 핵심 역할로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및 관행의 효율성에 매우 중요하다. 리스크 문화는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기본 도구로, 리스크 문화를 고려하면 ERM의 역동 성과 효율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2]. 리스크 문화는 ERM과 유의미한 관계로 ERM의 구현 수준을 높이고[35] 기업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61].
이와 같이 기존 문헌 검토를 통해 본 연구에서는 ERM의 핵심 요인을 조직, 정책, 문화로 선정하고 그 영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2.3 ERM과 성과
ERM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기존에는 주로 ERM를 기업 가치와 연계한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ERM을 대표하는 핵심 요인인 CRO의 존재는 기업 가치와 긍정적인 관계가 있다고 하였고[10,28], 기존 사일로 기반에서 ERM으로의 전환은 기업가치와 긍정적인 관계가 있지만 ERM의 구현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가치가 추가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9]. 반면 ERM을 내재된 리스크 문화, 조직 내에 통합, 전략 및 계획 활동의 구성 요소로 보는 관점에서 ERM 의 성숙도는 기업가치를 높인다고 하였고[20], 이와 비슷하게 전담 리스크 관리자, 리스크 위원회, 최고 경영진의 리스크 참여 등의 ERM 구 성 요소들의 구현이 많을수록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 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5]. ERM이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이 외에도 다수 확인할 수 있다[21,38]. 한편, 일부 연구에서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ERM 도입이 긍정적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47], ERM이 가치 창출을 하지 못했거나 ERM 시스템의 긍정적인 영향은 해당 기업별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는 상충하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24,48].
ERM과 성과 간에 관계에서 기존 문헌들은 주로 금융업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ERM 의 효과성을 입증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다수의 연구에서 ERM은 기업의 성과 및 가치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비금융 분야를 대상으로 한 ERM 관련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건설 산업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ERM를 기 도입한 건설 기업들을 대상으로 ERM 성숙도 및 구현 수준에 대한 평가, 프레임워크 및 통합 모델 제안, ERM 구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도출이 대부분으로[43,44,69,70], 향후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ERM 적용을 성과와 연계한 측면에서의 연구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2.4 PRM과 성과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Project Risk Management: PRM)는 계획 단계에서 시작하여 프로젝트 종결 단계로 끝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로[27], PRM 프로세스의 체계적이고 유연한 적용을 통해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19]. 미국의 프로젝트 관리 협회인 PMI(Project Management Institute)에서는 PRM을 프로젝트에 내재 되어있는 불확실한 요인들을 사전에 분류, 분석,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통하여 프로젝트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의 결과를 최대화하고 동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의 결과를 최소화하는 관리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고[55], 이와 비슷하게 다수의 국제 표준에서 PRM은 프로젝트에 내재된 리스크들을 식별-분석-계획- 대응/모니터링하는 공통된 프로세스로 제시되고 있다 [51,55,32,33]. 리스크 관리는 프로젝트 관리의 주요 영역 중 하나로 PRM의 긍정적인 효과는 프로젝트 관리 문헌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고[17], 이와 관련하여 기존 연구들에서는 PRM과 프로젝트의 성과 간의 관계를 통해 PRM의 효과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Raz et al.[58]은 PRM 활동의 적용은 프로젝트의 일정 및 비용 준수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남을 밝혔고, Ling et al.[41]은 프로젝트 관리 영역 중 해외 건설프로젝트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프로젝트의 비용, 일정 등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하였다. Zwikael et al.[72]은 리스크가 프로젝트의 일정, 비용, 품질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PRM을 통해 완화할 수 있는 결과를 확인하였고, Teller et al.[65]은 리스크관리 역량은 비용, 일정, 품질 등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한편, Rabechini et al.[57]은 다양한 리스크 관리 활동 중 PRM 프로세스와 도구가 프로젝트 성공 지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확인하여 그 중요성을 제시하였고, Hwanga et al.[29]은 PRM 적용률이 높은 기업일수록 프로젝트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Carvalho et al.[12]의 연구에서는 PRM 의 Soft Skill은 프로젝트 성공에 긍정적이고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PRM의 적용에 있어 새로운 관점의 적용이 필요함을 시사하였으며, Nini Xiaa et al.[67]와 Willumsena et al.[66]은 PRM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도구나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리스크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Bannerman et al.[8]은 PRM이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하였고, Oehmen et al.[50]은 PRM과 프로젝트 성공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하였으며, 또한 Carvalho et al.[12]은 전통적인 PRM 프로세스는 프로젝트 성공지표 중 시간 지표에만 미미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PRM의 효과성에 대한 상반된 일부 결과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기존 문헌에서 PRM은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 지표인 비용, 일정, 품질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 ERM과 PRM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ERM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행되던 프로젝트 수준의 PRM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42]. ERM과 PRM은 본래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다른 수준에서 위험을 처리하는 접근 방식으로[43], ERM은 전사 수준에서 위험을 처리하고 기업의 전략, 운영, 보고 및 규정 준수 목표에 중점을 두는 반면[15], PRM은 프로젝트 수준에서 프로젝트에 한정되는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둔다[43]. 아래 <Table 2>에 PRM과 ERM의 주요 차이점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프로젝트의 목표는 기업의 운영 목표 내에 있으며, 또한 건설기업의 운영은 주로 프로젝트의 성과에 의존하기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 목표는 건설기업의 운영 목표의 주요 요소이다[7]. 따라서 건설기업에서 ERM과 PRM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프로젝트 수준에서 PRM의 대상리스크는 건설기업의 전체 리스크에 속해 있고 ERM은 프로젝트 수준을 포함한 회사의 모든 수준에서 구현되어야 하므로 PRM은 ERM의 필수적인 부분이다[7]. 결론적으로 건설기업에서 ERM과 PRM은 프로젝트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다른 수준에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43] 이는 ERM의 역할이 다수의 PRM을 통합적으로 관리 및 지원하는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포트폴리오 관점의 리스크 관리는 프로젝트 수준에서 리스크를 독립적으로 고려하는 것에 비해 리스크 관리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7,18]. 먼저, 포트폴리오 관점의 리스크 관리는 개별 프로젝트들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의 특성과 수행된 대응 조치의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고[52,5], 이러한 프로젝트 간의 경험은 공유되며 향후 리스크 대응조치에 반영될 수 있다 [54]. 따라서, 일부 프로젝트에서 리스크로 인하여 발생된 부정적인 영향은 포트폴리오 관점의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업의 경험으로 축적되어 PRM의 리스크의 대응 능력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26].
또한, 포트폴리오 관점의 리스크 관리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들을 다수의 프로젝트 관점에서 비교하여 리스크들의 공통점과 추세를 확인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리스크 투명성을 높인다[52]. 이는 모든 주요 리스크의 식별, 원인 및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내의 상호 의존성 등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한 개의 프로젝트가 다른 프로 젝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방지하거나 여러 프로젝트가 동일한 리스크에 직면할 경우 조치를 집중하고 중복 작업을 줄임으로써 PRM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65].
따라서 리스크를 전사적인 시각에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인식하여 평가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ERM이 잘 작동하면, PRM은 ERM을 통해 많은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으며[15,43], 이를 기반으로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되어 프로젝트 리스크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45]. 건설기업에서 PRM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ERM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고 PRM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45] PRM은 ERM에 효과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3. 연구 방법
3.1 연구모형
본 연구는 건설기업에서 ERM 핵심 요인인 조직, 정책, 문화의 영향성을 확인하기 위해 ERM이 프로젝트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 PRM을 매개로 프로젝트 성과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분하여 그 결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Figure 1>과 같이 연구모형을 구성하였다.
3.2 연구가설
ERM을 대표하는 요인으로써 CRO의 존재, 전담 리스크 관리자, 리스크 위원회, 최고 경영진의 리스크 참여는 기업 가치와 긍정적인 관계가 있고[10,25,28], ERM을 내재된 리스크 문화, 통합된 정책 및 절차, 전략 및 계획 활동의 구성요소로 보는 관점에서 ERM의 성숙도는 기업 가치를 높인다고 하였다[20]. 리스크 문화는 ERM과 유의미한 관계로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며 [61], 또한 ERM 구현 수준이 높을수록 기업 성과 및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1,38].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금융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건설기업의 성과와 연계하는 선행 연구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따라서 기존 금융업 대상 선행 연구들의 결과를 기반으로 ERM의 구현이 건설기업에서도 주요 성과인 프로젝트 성과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첫 번째 가설을 설정하였다.
포트폴리오 관점의 리스크 관리인 ERM은 프로젝트 수준에서 리스크를 독립적으로 고려하는 것에 비해 PRM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7,18,65]. ERM이 잘 작동하면 PRM은 ERM을 통해 많은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으며[43], 프로젝트 리스크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45]. 건설기업에서 PRM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ERM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고 PRM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PRM은 ERM에 효과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는[44]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전사 차원의 ERM은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PRM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 번째 가설을 설정하였다.
PRM 활동은 프로젝트의 일정 및 비용 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58,72,65], 다양한 리스크 관리 활동 중 PRM 프로세스와 도구가 프로젝트 성공 지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57]. PRM 적용률이 높은 기업일 수록 프로젝트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9], 특히, 해외 건설프로젝트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프로젝트 비용, 일정 준수 등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하였다[41]. 이와 같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PRM은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세 번째 가설을 도출하였다.
또한, 앞서 설정된 두 번째와 세 번째 가설을 연계하여 ERM은 PRM 성과를 통한 프로젝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네 번째 가설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건설기업에서 ERM이 PRM을 매개로 주요 성과인 프로젝트 성과에 기여함을 밝히고 ERM이 프로젝트 성과로 연계되기 위한 ERM 핵심 요인들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3.3 연구변수의 설정
주요 연구 대상 및 목적에 맞게 변수들의 조작적 정의와 설문 항목을 설정하였으며 <Table 3>에 정리되어 있다. 먼저 독립변수인 ERM 핵심요인은 COSO[16]의 ERM 프레임워크와 앞서 2.2장에서 제시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조직, 정책, 문화의 3개 요인으로 선정하였다[15,16,29,42,15,65,2,35,61]. 매개변수 PRM은 PMI(2017)와 다수의 국제 표준에서 제시하는 공통적인 프로세스인 리스크 식별, 분석, 대응, 실행, 모니터링, 의사소통의 활동으로 구성하였으며[51,55,32,33], 종속변수인 프로젝트 성과는 전통적인 건설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로 일정, 비용, 품질에 리스크 관리 성과의 척도인 클레임 최소화를 추가하여 선정하였다[58,41,71,65]. 설문은 독립변수인 ERM은 3개의 핵심 요인별 4문항으로 총 12문항, 매개변수인 PRM은 6문항, 종속변수인 프로젝트 성과는 4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인구통계학적 분석 11문항을 포함하였으며 리커트 5점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설문 자료는 2023년 5월 30일부터 7월 20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배포되었으며, 국내 건설 관련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관리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로부터 설문을 수집하였다. 회수된 설문지 총 235부 중 부적절한 응답을 제외하고 최종 213부의 유효 응답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먼저 응답자들의 일반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수행하였으며, 이후 본 연구의 분석 도구인 PLS-SEM의 분석 절차에 따라 측정모델 및 구조모델의 평가를 실시하였다. 측정모델은 잠재 변수와 측정 변수 간의 인과관계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인 반영적 측정 모델과(reflective measurement model) 형성적 측정모델로 (formative measurement model) 구분되며 각 유형에 따라 다른 지표를 사용하여 평가되어야 한다[63]. 본 연구의 모형은 잠재 변수가 원인이 되고 측정 변수들이 결과가 되는 반영적 측정모델로 내적일관성, 신뢰성 및 타당성 검정을 실시하였으며, 다중 공선성 검증 및 결정계수 확인(R²)을 통해 구조모델을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PLS-SEM 4.0의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수행하여 연구모형의 가설을 검증하고 결과를 도출하였다.
4. 연구결과
4.1 표본의 인구학적 특성
응답자들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빈도분석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Table 4>와 같이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건설 산업의 특성상 응답자의 대부분인 97.7%가 남성, 40대 이상이 74.7%, 근무 경력은 10년 이상 87.8%로 해당 산업에서 충분한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무 분야는 프로젝트 수행이 45.5% 그 외 프로젝트 관리 및 지원이 54.4%로 나타났다.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역할로는 시공사가 82.2%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그 외 설계사 및 발주자가 17.8%를 차지하였다. 프로젝트의 종류 및 재원은 플랜트가 48.8%, 민간 발주가 58.2%로 응답자들은 비교적 복잡한 공정 및 높은 리스크의 대형 프로젝트들의 수행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규모는 대기업이 90.1%로 응답자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이에 따라 83.1%가 전사적 리스크 관리 조직이 있다고 응답하여 다수의 건설 대기업들이 ERM을 기 적용하고 있는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72.8%가 여전히 초보적 혹은 체계화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응답하여 ERM이 실제적인 PRM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프로젝트의 매출 비중은 10~50%가 63.8%로 나타났으며 50% 이상도 17.8%로 나타나 건설기업들의 해외프로젝트 중요도가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4.2 측정도구의 검증
자료의 분석은 부분 최소 제곱(Partial Least Squares)을 이용한 구조방정식 분석 도구인 PLS-SEM 4.0을 사용하였다. 관찰이 가능한 변수를 통해 불가능한 변수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구조방정식은 CB-SEM (Covariance-Based SEM)과 PLS-SEM(Partial Least Squares SEM)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PLS-SEM은 표본크기가 작은 경우에도 연구모형을 효율적으로 설명 가능하며, 분석 대상 데이터에 대한 특정 분포를 가정하지 않는다[14]. 본 연구의 경우 표본 크기가 작아서 전통적인 통계적 추론 방법을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또한, 데이터의 정규성을 가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으로 인하여 가설검증을 위해 PLS-SEM을 사용하였다. 즉, 표본 데이터가 작고 정규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전통적인 통계적 추론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데, PLS-SEM은 표본 데이터로부터 모수를 추정할 때 부트스트래핑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경로계수, 적합도 지수 등의 추정치에 대한 신뢰구간을 구하거나 유의성을 검증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모형은 잠재 변수가 원인이 되고 측정 변수들이 결과가 되는 반영적 측정모델로 내적일관성, 신뢰성 및 타당성 검정을 실시하였으며, 다중 공선성 검증 및 결정계수 확인(R²)을 통해 구조모델을 평가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5>에 나타내었다.
먼저, 내적 일관성 및 신뢰성 검증 결과 Cronbach α가 .774~.846(기준값>.7 이상)로 나타나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고, Dijkstra-Henseler’s rho_a값은 .790~.859(기준 값>.7 이상), 합성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는 .854~.891 (기준값>.7 이상)으로 나타나 측정된 모든 변수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집중 타당도 검증을 위한 측정 변수들의 외부적재치는 .676~.883(기준값>.5 이상)이며, 평균 분산 추출값 (AVE)은 .547~.684(기준값>.5 이상)로 모두 기준값을 상회하여 바람직한 집중 타당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Fornell-Larcker criterion에 의해 판별타당도 검증 결과 각 잠재 변수의 AVE 제곱근 값은 잠재 변수 간의 상관관계 중 가장 높은 값보다 큰 것으로 나타 다 판별 타당성이 확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구조모델의 평가를 위하여 다중 공선 여부(VIF)를 검증하였고 1.340~2.414(기준값<5)로 다중공선성의 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델의 설명력을 의미하는 결정계수 R²은 매개변수인 PRM의 경우 .493, 최종 종속변수인 프로젝트 성과의 경우 .233으로 나타나 중간 값 수준의 설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4.3 연구가설의 검정
연구모형의 가설 검증을 위하여 PLS-SEM 4.0의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수행하였다. 샘플 표본 수는 (N) 5,000 양측 검증으로 수행하였으며, 유의수준 p<0.1로 설정하였다. 요인 간의 직접효과 및 간접효과 결과를 <Table 6>에 나타내었다.
-
H1.1-3: 가설 검증 결과 ERM의 조직과 정책은 프로젝트 성과에 유의한 영향성이 나타나지 않아 가설 H1.1 및 H1.2는 기각되었다. 이를 통해 금융업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 결과와 달리 건설기업에서 ERM의 핵심 요인인 조직과 정책은 프로젝트 성과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RM의 문화는 프로젝트 성과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H1.3은 채택되었다. 이때 경로계수 및 유의 수준을(.201**) 통해 ERM의 핵심 요인 중 리스크 문화의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
H2.1-3: 가설 검증 결과 ERM의 핵심 요인인 조직, 정책, 문화는 PRM 성과에 모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가설 H2.1, H2.2, H2.3 은 모두 채택되었다. 경로계수 및 유의수준에 따른 영향 정도를 살펴보면 리스크 문화가(.304***)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서 정책(.296***), 조직(.20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사적 차원의 ERM 조직, 정책, 문화 구축을 통해 통합적 리스크 관리를 적용하면 프로젝트 단 위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리스크 문화는 두 번째 가설 검증에서도 가장 영향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H3: PRM은 프로젝트 성과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가설 H3는 채택되었다. 이 때 경로계수와 유의 수준은(.343***)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건설 기업들의 프로젝트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다수의 프로 젝트 관리 영역 중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
H.4: 간접효과 분석 결과, ERM의 조직, 정책, 문화는 PRM을 통해 프로젝트 성과에 모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가설 H4.1, H4.2, H4.3은 채택되었다. 경로계수 및 유의수준에 따른 영향 정도를 살펴보면 문화(.104***), 정책(.101***), 조직(.062**) 순으로 문화가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앞선 첫 번째 (H.1.1-3) 가설 검증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프로젝트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ERM의 조직과 정책은 PRM 성과 향상을 매개로 하였을 때 프로젝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본 연구의 모든 가설 검증에서 리스크 문화의 영향정도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연구에서 향후 리스크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 될 필요가 있다.
5. 결론
본 연구는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ERM의 효과적인 도입과 적용을 위해 ERM의 조직, 정책, 문화 요인이 PRM의 향상과 프로젝트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 건설 프로젝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ERM의 세 가지 핵심 요인인 조직, 정책, 문화는 PRM 성과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나 그 역할과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먼저 ERM의 조직은 전사적 리스크 관리 조직 및 최고 리스크 책임자로 대표되며, 프로젝트의 리스크 관련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로 인한 적시 대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PRM 프로세스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정책은 전사 차원의 리스크 관련 명확한 규정과 절차 수립을 통해 PRM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의 전사적 방향성에 맞는 리스크 허용 수준을 제시함으로써 PRM을 기업의 전략과 연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는 리스크 중심 문화 (Risk-focused Culture) 조성을 통해 모든 프로젝트 팀원을 리스크 관리 참여의 주체로 포함하고 이를 통해 PRM의 효과성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결과는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PRM과 ERM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PRM은 ERM의 필수적인 요소로 ERM 체계가 잘 되어 있으면 이로부터 PRM 역시 훨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43]는 기존 연구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건설기업들은 ERM을 구현하는 데 있어 조직적인 측면의 변화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정책과 문화의 조성을 통해서 실제 PRM의 역량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PRM은 프로젝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건설기업들에 있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PRM은 다수의 국제 표준에 의해 식별-분석-계획-실행-통제/모니터링 활동들을 포함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로 제시되며 프로 젝트 관리 영역 중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높은 수준으로 프로젝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본 결과는 불확실성이 높은 해외 건설프로젝트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PRM은 프로젝트의 비용, 일정, 품질 관점의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를 지지하는 결과로 볼 수 있 다. 프로젝트 기반인 건설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개별 프로젝트 성과는 기업의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며, 따라서 해외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건설기업에 PRM 역량 강화는 필수적인 부분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ERM이 프로젝트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ERM의 조직과 정책은 프로젝트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ERM의 조직과 정책을 구현하는 것만으로 곧바로 프로젝트들의 성과와 연계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기존 문헌들에서 ERM이 기업의 가치 상승으로 직접 연계되는 다수의 결과는 대부분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 경우 ERM은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 환경, 규제 리스크들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자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기반의 건설기업에서 ERM 은 다수의 프로젝트 리스크를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관리하여 전체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고, 따라서 건설기업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PRM과 연계되지 못한 ERM은 추가적인 조직과 절차로 인해 비용의 증가로만 인식될 위험이 있다. 다만, ERM의 핵심 요인 중 문화는 프로젝트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나 리스크 문화 조성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ERM의 조직, 정책, 문화는 PRM을 매개로 하여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앞선 가설의 검증에서 ERM의 조직, 정책이 프로젝트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로, 건설기업에서 ERM의 효과는 PRM을 매개로 하여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성과로 연계될 수 있다는 유효 경로를 제시하였다. 즉, 건설기업에서 ERM의 효과성은 PRM의 역량 향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기업들은 프로젝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들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식별, 관리 및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 도구로 ERM을 구현할 수 있다[10,22]. 그러나 본 연구의 설문 응답자의 약 80%가 이미 ERM 조직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해당 기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여전히 초보적, 체계적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현재 ERM이 PRM을 충분히 지원하고 향상시키는 수준까지 구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동안 ERM을 조직 및 시스템 측면에서 도입하여 적용하고자 노력하였다면 향후 이에 상응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리스크 문화 조성에 집중함으로써 ERM이 PRM 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최종적인 프로젝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ERM의 효과성을 PRM의 역량향상 및 프로젝트 성과 향상 측면에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가진다.
먼저, 기존 ERM 관련 연구는 대부분 금융업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이 또한 수치로 나타나는 기업가치 측면에서의 연구로 한정되어 왔다. 그러나 다양한 기업들에서 확대되고 있는 ERM의 적용성을 고려할 때 비금융 기업인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정성적 성과와 연계하여 ERM의 효과성을 확인하였다는데 본 연구의 학문적 시사점이 있다. 이는 향후 프로젝트 경영학 측면에서 ERM의 효과적인 적용 및 관행에 대한 연구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ERM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전사적 조직의 적용뿐만이 아닌 이에 상응하는 정책과 문화의 조성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PRM 역량의 향상 및 프로젝트 성과로 연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데 실무적 시사점이 있다. 이는 향후 ERM을 기 적용한 기업들에는 ERM의 구현 수준을 높이기 위한 주요 방향성을 제시하고 또한 ERM의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에 효과성의 기본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
향후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리스크 감내 전략 혹은 저위험의 프로젝트만을 선별하는 전략보다는 프로젝트 수행 전반의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기업들은 전사 차원의 리스크 관리 방아인 ERM을 구현하고 프로젝트 단위의 PRM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들과 달리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ERM을 PRM과 연계하여 그 효과성을 확인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통해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ERM의 핵심 요인으로 기존 문헌들을 통해 조직, 정책, 문화를 제시하고 그 효과성을 확인하였으나 ERM의 구현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ERM이 완전히 조직에 내재되어 전략과 연계되어 운영되기 위한 구체적인 구성 요소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ERM을 PRM 및 프로젝트 성과와 연계하여 그 효과성을 확인하 였다. 그러나 비금융 산업 중 프로젝트 기반이 아닌 제조업, 외식업, 서비스업 등 기타 분야에서는 다른 지표들과 연계하여 그 적용성 및 효과성이 제시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의 ERM 적용 사례들을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