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국방혁신 4.0을 추진하면서 인구절벽에 따른 미래 한 국군의 적정 상비병력 규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주 로 다중 회귀분석을 통한 해석적 모델링 기법을 적용하 여 적정 상비 병력규모를 산출하려는 연구가 다수 진행 되었다. 또한, 국방인력기획의 방법론을 통해 병력 규모 를 결정하는 네 가지 논리, 즉, 국제균형논리, 위협대응 논리, 국가발전논리, 전장발전논리를 적용하여 국방인력 의 규모와 인력 구조를 예측하는 접근방법도 있었다[20].
이러한 선행연구는 병력 규모 결정요인 즉, 독립변수 들이 인구, 영토, GDP, 국방비 등 수치화가 가능한 정량 적 요소에 치중함에 따라 정성적 요소가 간과되고 있다. 또한, 비교할 대상 국가들을 놓고 표본 집단 선정 방법을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병력 산출 결과가 연구자 마다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다중 회귀분석 기법과 결정 논리에 의한 접근법은 모두 한국군의 적정 병력규모를 판단하는 데 있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으나, 한 반도의 특수성과 복잡한 안보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군 적정 병력 규모 산출을 위해 다 중 회귀분석 기법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서 총괄평가 개념 적용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반도에서의 적정 상비병력 판단은 단순히 계량 화된 몇 가지 변수들을 대입하여 판단하기에는 매우 복 잡한 구조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군사전략이 공 세적으로 변화되고 있고, 탈냉전 이후에도 지속 증가하 던 북한군 병력이 2014년 이후 128만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무인기를 비롯한 비대칭 전력은 더욱 고도화되는 추세다[14]. 인구절벽 시대 부족한 병력자원의 관점에서 만 상비병력 규모를 판단하면 남북한 군사력 불균형에 의한 치명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정 상비 병력 규모 산출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 답을 찾기 위해 적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인식의 전환과 아울러 양 적, 질적인 분석 방법을 동시 적용하는 총괄평가 개념 기 반의 새로운 분석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 적정 병력규모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
2.1 병력규모 결정의 이론적 선행연구
병력 규모 결정을 위해 여러 가지 논리 기반의 연구가 있으나 여기서는 대표적인 네 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 고자 한다.
첫째, 위협대응논리 연구는 주로 통일기 적 위협을 가정 하고 전력구조를 설정 후 이를 유지 가능한 적정 병력규모 를 제시하는데 사용되었다. 둘째, 국가발전논리는 한국의 국력에 맞는 군사력을 설정하고 징병제 유지를 가정으로 전체인구 대비 병력 유지방안이 제시되었다. 셋째, 국제균 형논리는 가령 3개 국가가 이웃하고 있을 때 어느 두 나라가 힘을 합쳐도 나머지 한 국가를 침략하지 못할 정도의 병력 을 유지한다는 논리인데 인접국가와 인구 대 병력 수를 단순비교 방식으로 산출하였다. 넷째, 전장발전논리는 가상 의 전장 면적을 가정하여 단위 면적당 배치되어야 할 병력 규모를 계산하여 제시하였는데 안보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6].
이러한 결정논리 기반의 연구는 <Table 1>과 같이 연 구자 직관에 따라 인구 대비 0.6% ~ 1% 수준이 적절하다 는 다양한 결과가 제시되었다.
결정 논리의 이론적 관점 이외에 실증적 분석을 통해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통계학적 기법에 의한 연구 방법도 시도되었다.
2.2 다중 회귀분석 기반의 실증적 선행연구
다중 회귀분석 기반 연구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실증 분석을 통해 병력규모와의 유의성을 검증한 후, 이를 토 대로 회귀식을 도출하여 적정 병력규모를 산출하는 방법 이다.
<Table 2>에서 보면 인구․국방비 변수가 다수 연구 의 주요 변수로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Ha·Lee[6], Baek[1]은 병력 규모 산출시 고려할 수 있 는 다양한 요소들 중 5개 변수 즉, ① 인구, ② 영토, ③ 국방비, ④ GDP ⑤ 분쟁을 정하고, GDP 수준 상위 50위 국가들을 표본 집단으로 구성하여 3가지 모형으로 나누 어 다중 회귀분석 방법을 통해 병력 규모를 도출하였다.
<Table 3>과 같이 Ha·Lee[6]의 실증분석 결과, 50개 표 본집단 전체를 분석했을 때 39.4만, 징병제 국가 23개국 대상으로는 37.6만 명이 도출되었으나, 모병제 국가의 경 우에는 16.4만 명으로 적정 병력수가 매우 적게 나타났 다[6].
반면에 Baek[1]의 연구는 <Table 4>와 같이 더 적은 병력 규모가 도출되었다.
첫째 모형은 병력 10만 이상인 국가 47개국을 대상으 로 분석한 결과, 추정되는 병력수는 25.7만 명으로 나타 났다. 둘째 모형은 선진국형 군 구조 설계를 위해 GDP 상위 50위 이내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군 병 력수는 32.7만 명으로 도출되었다. 이 모형의 특징은 영 토가 넓을수록 병력 규모가 커진다는 점이다. 셋째 모형 은 병력수가 10만 이상이면서 GDP 상위 50위 이상인 34 개 국가를 표본 집단으로 분석한 결과 병력수는 22.7만 명으로 추정하였다[1].
한편, Go[5]의 연구는 <Table 5>와 같이 앞의 연구보 다 많은 병력 규모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실증분석 결과가 주는 함의는 북한 비핵화, 한 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된 남북 공존 상황에서 34.3만 명 까지, 모병제로 전환 시에는 14.2만 명까지 적정 상비병 력의 과감한 감축을 추정하고 있다는 점이다[5]. 하지만,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이러한 결과를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는 데는 무리가 있고, 병역제도의 전환을 고려한 상비병력 적용 방법 또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2.3 병력규모 결정을 위한 합리적 대안 모색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들은 적정 병력규모를 산출하는 유용한 연구방법이나 대치하고 있는 명확한 적의 병력규 모를 중대 변수로 포함하지 않은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첨단과학기술 중심의 선진군대를 지향한다는 이유 로 안보위협 측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GDP 수준 50위 이상 선진국들을 표본으로 수학적인 양적 분석에만 의존할 경우 복잡한 안보문제 중 하나인 적정 상비 병력 규모 판단을 정량적으로만 다룸으로써 ‘과도한 단순화’ 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9].
특히, 가용 병역자원을 무조건 상수로 두는 것은 실질 적인 해결 방안이라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국가생존 차 원에서 위협 대응에 우선을 두고 전략목표 달성이 가능 한가에 초점을 우선 맞추고 병력규모 산출이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회귀분석에 의한 실증분석에서는 인구 변수, 특히, 20 ~ 24세 남성인구 수가 증가할수록 총병력의 수도 많아 진다고 분석하였다[1, 6]. 이처럼 안보위협 보다 인구수, 국방비, 국토면적 등 계량화가 용이한 변수를 우선 고려 시 본질적인 문제를 놓칠 수 있다.
법률, 통칙 등 규정상에도 병력규모를 결정하는 요소 에는 북한위협, 군사전략을 포함하고 있다[6]. 따라서 대 치중인 적의 병력규모는 주요한 요소라 할 수 있기 때문 에 과거 남북한 병력 규모의 변화 추이를 냉철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6.25전쟁 종전 이후 70주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지 않고 평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상호 군사력 균형이 이루 어져 왔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사시 조기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전략목표 달성이 가능한가를 고려 요소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적의 관점에서 피․아의 군사력 균 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총괄평가 개념에 기반을 두고 양적․질적 측면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 다. 적정 상비병력 규모와 같은 민감한 과제는 정치, 경 제,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된 ‘종합적 특성’이 있고, 중요 국가안보 문제를 합리적으로 분석하려면 종합적이고 다 차원적 방법론이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기 때 문이다.
3. 총괄평가 개념 기반의 접근
3.1 총괄평가의 개념
총괄평가(net assessment)의 개념적 정의는 아직 공식 적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하지만,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1980년대 美 총괄평가국 보좌관을 역임한 코헨(Cohen)은 총괄평가란 ‘군사력 균형 평가’를 의미한다고 간략하게 정의하였다[4]. 크레피네비치(Krepinevich)는 총괄평가란 ‘경쟁의 본질적 속성을 알아내는 데 활용하는 분석의 틀’ 로 정의하였다[10]. 美 국방분석연구소(IDA: Institute for Defense Analyses)는 총괄평가란 ‘국가, 국가 집단, 지역 적 정치체제 간의 강․약점에 관한 균형을 전략기획 목 적으로 양면․다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 규정하였다 [7]. 총괄평가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미 래 지향적인 국가안보의 분석을 목적으로 하는 입체적인 접근방법으로서 국가 간 장기적인 경쟁체제를 평가하는 분석 틀’로 정의 내릴 수 있다[8, 17].
냉전시대 美 국방부 산하 조직에 의해 발전되어 온 총 괄평가의 개념은 경쟁국 대상 군사력 균형(military balance) 평가를 통해 국가안보와 국방을 기획하는 토대가 되었다. 여기서 핵심은 ‘군사력 균형 평가’의 개념이 단 순 물리적 군사력만이 아니라,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물리적 군사력, 군사적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전략문 화와 정치리더십과 같은 비군사적 영역 등 다양한 요소 들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총괄평가의 목적은 적과의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달성하고 유지 하는데 필요한 요소, 특히 피아 군사력을 비교하여 강․약점과 유․불리점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피아 ‘전략적 비대칭성’을 기반으로 적의 약점을 공격하 는 ‘경쟁전략’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총괄평가 개념을 주 요 요소별로 종합해서 정리하면 <Table 6>과 같다[12].
3.2 적정 상비병력 판단시 총괄평가의 필요성
총괄평가는 국방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의문을 제기함 으로써 명확하게 문제를 식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냉전체제 종식 이후 적정 병력규모에 대한 연구들을 살 펴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남 북한 체제경쟁은 사실상 종결되었다는 자신감 때문에 북 한을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인식하기보다 단순히 ‘위험관 리’ 대상 정도로 인식한 측면이 있다. 그 결과 복잡한 안 보환경을 과도하게 간소화시키고 위협기반의 본질적인 접근보다 능력기반의 비본질적 접근에 치우친 부분이 있 다[12].
이러한 접근 결과는 북한의 군사전략과 군사력건설의 변화가 내포하는 복합위협의 의미와 총괄적인 함의에 대 해 국방정책을 다루는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같은 연이은 대규모 군사도발에도 확전 방지 차원에서 제대로 대응하 지 못한 것도 북한을 위험관리 대상으로 인식하는 오류 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와 아울 러 특정 무기체계에 재래식 전력을 집중하는 추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중심의 군사력 건설로 인해 남북한 군사력 균형이 핵과 재래식 전력의 조합 구조로 변화되 고 있다. 또한 美-中간의 군사경쟁 구조의 변화 또한 심 화되고 있다[9].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판단할 때 총괄평가 개념에 기 반을 두는 이유는 한반도는 탈냉전 이후에도 냉전적 경 쟁체제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질적 방법론에 입각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군사력 균형을 평 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한반도 안보환경의 구조 적인 변화 속에 남북한 군사력 균형을 평가할 때 적정 병력규모 판단 문제도 제대로 다룰 수 있다는 관점의 전 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8].
3.3 총괄평가의 절차
냉전기 미소 군사경쟁 상황에서 적용된 군사력 평가 방법론인 총괄평가의 방법, 또는 분석절차는 전문가와 학자들에게 비공개된 상태다[2].
다만, 총괄평가는 기본적으로 아군의 관점이 아니라 대치한 적의 관점에 입각하여 군사력 균형을 분석하는 것은 분명하다. 즉, 적의 관점에서 피아의 강․약점을 어 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한 분석에 집중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총괄평가는 적국과의 경쟁관계에서 미래 전략 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과거의 추세와 현재 상황을 기 초로 피․아 군사력을 비교하여 미래의 군사력 균형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아간의 강․약점, 전략적 비대칭성을 찾아 합리적인 대비 방안을 모색하는 접근 방법이다.
이러한 총괄평가 접근법은 군사력 균형 평가에 필요 한 질적, 양적 데이터는 물론 물리적, 비물리적 요소를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또한 상대국과의 경쟁적 상호작용 관점에서 적의 관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장기적 측면에서 군사경쟁 추세나 비대칭 요소 식별, 시 나리오 기법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총괄평가의 절차는 복잡하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다. 마샬(Andrew W. Marshall)의 경우, 네 단계를 제시하였 다. 우선 피아가 지향하는 목표와 군사력의 변화 추세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장기적 추세와 비대칭성을 발견한다. 그 다음 분석된 데이터나 인식상의 오류를 고 려하여 미래의 전략적 취약성과 기회요인을 찾는다. 이 외에도 와츠(Watts), 코언(Cohen), 스카이펙(Skypek) 등이 총괄평가 방법론을 제시했는데 유사점은 피아 군사력 비 교를 통해 비대칭성을 식별하고 그 결과를 시나리오 방 식으로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었다[1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총괄평가의 복잡하고 방대한 절차를 모두 적용하지는 않고 적정 상비병력 규모 산출 을 위해 총괄평가의 분석구조 즉, 장기적인 경쟁체제 속 에 두 국가의 군사력 균형을 평가하는 기본 개념과 원칙 을 토대로 적용하고자 한다. 이때 총괄평가의 주요 고려 요소 중에 다중 회귀분석 모델을 이용한 통계학적 기법 에서 다루기 제한되는 질적 분석 대상을 포함하여 분석 하는 접근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3.4 총괄평가 개념 적용 방법
총괄평가의 분석 대상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리적 군 사력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 총괄평가국(ONA: Office of Net Assessment) 수장으로서 42년 동안이나 중심에 있었던 마샬은 단순 물리적 군사력 비교는 한 국가의 총괄적인 전투력을 감안한 것이 아니며, 겉으로 드러난 군사력보다는 잘 드러나지 않는 비물리적 군사력은 물론 군사적 효율성 측면에 영향을 주는 비군사 영역을 전투력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총괄평가에서 제시하는 군사력 균형 분석 대상은 <Table 7>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12].
위에서 제시된 다양한 분석 대상들을 토대로 피아 불 균형성을 파악하고 강․약점을 진단하여 더욱 강화해야 할 부분과 불확실성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총괄평가의 의의가 있다.
따라서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판단할 때 총괄평가 절차 와 대상을 기반으로 양적, 질적 측면을 함께 고려할 필요 가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틀을 제시하면 <Table 8> 과 같다.
위에서 제시한 분석틀과 같이 남북한 군사력 균형의 관점에서 양적 분석 결과는 다중 회귀분석에 의한 통계 적 기법을 통해 도출된 연구 중 유의미한 결과를 적용하 고, 질적 분석 결과는 전략목표 달성, 남북한 병력변화 추이, 교리적 측면을 중심으로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분 석하여 적정병력 규모의 범위를 제시하고자 한다.
4. 적정 상비병력 규모 산출
4.1 남북한의 군사전략 측면
북한 정권은 1962년 ‘국방에서의 자위’ 원칙에 따라 4 대 군사노선을 채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양적․질적 군사 력 강화에 몰두해 왔다. 김정은 세습 이후에도 ‘정치사 상, 도덕, 전법, 다병종 강군화’ 라는 4대 전략적 노선’을 새로이 제시하였다.
북한군 군사전략은 기습공격, 속전속결, 배합전의 개 념을 중심으로 핵무력 전략에 기초하여 다양한 전략․전 술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전략을 구현함으로써 김정은 체제 유지,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노동당 규 약 전문)를 도모하는 것이 북한의 국가 목표이며,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이러한 전략 기조하에 핵무기 고도화에 따 른 ‘핵무력정책’ 관련 법령을 채택함으로써 선제적인 핵 무기 사용 위협도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를 열고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길 것’이라 는 강한 의지를 당 규약에 포함하여 무력 통일전략을 거 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군은 비대칭 전력 위주로 기습적 인 공격을 감행하여 유리한 여건 조성에 성공한 후 가능 한 조기에 전쟁 종결을 꾀할 것이다[14].
반면에 국방백서, 육군전략서 등 기획문서에 명시된 우리 군의 전략목표는 <Table 9>와 같다[16].
2022 국방백서에 명시된 국방전략목표 첫 번째가 복 합적인 안보위협에 통합․능동 방위가 가능해야 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합참과 육군은 북한의 도발 및 전쟁 억제와 억제 실패시 조기에 승리하는 것이 목표임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북한의 위협만을 고려했으나, 이제는 복합적인 안보위협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WMD 고도화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 기후변화 에 의한 재난, 각종 테러 등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동시 복합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 군이 복합적인 위협에 적절한 대응이 가능한 병력규모를 유지하 고 있는지 합리적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전방에서 북한의 선제 기습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는 상비병력 유지가 필수이다. 왜냐하면 북한은 선제 적인 기습 달성 후 단기속결전을 통해 남한 전역을 미군 의 증원 전력이 한반도 전개 이전에 조기 전쟁을 종결하 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시 동원체 제가 충분히 작동되기 이전에 북한에게 유리한 전략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남한이 북한의 군사전략목표를 고려하여 이에 대비가 가능한 충분한 상 비병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13].
아울러 속전속결전을 위해 북한은 전후방에서 다양한 배합전을 구사할 것이므로 후방지역에도 충분한 상비병력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육군의 개혁 방향은 후방지 역의 병력 수를 더욱 감축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적의 배합전에 적절한 대비가 가능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 하다. 이처럼 적의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군의 적정 병력규 모를 분석하려는 방법론적 변화가 필요하다.
4.2 남북한 상비병력 규모의 변화 측면
2022년 국방백서에 발표된 남북한의 병력 규모는 <Table 10>과 같다[14].
<Table 10>에서 육군의 총병력 규모는 북한 대비 1:3 을 유지하고 있다. 공격적 현실주의자 미어셰이머(John J. Mearsheimer) 교수는 그의 저서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에서 군사력에 있어 육군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왜냐하면 지난 200년 동안 일곱 번의 강대국 대 강 대국 간의 전쟁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략폭격이나 해 상봉쇄의 방법이 아니라 육군력에 의해 전쟁 승패가 결 정되고 종결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더라도 북한 군사력의 가장 핵심은 육군이 될 것이다. 북한이 남한에 대한 핵 공격을 강행하면 핵 보복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핵 공격을 당한 이후에도 체제생존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전 력은 육군이기 때문에 북한은 미래에도 현재의 병력 규 모를 어느 정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남한의 대북 군사전략 목표는 복합적 위협에 능동적인 방위와 전쟁억제에 방점 을 두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되 도발하면 조기에 격퇴하여 승리하는 것이 목표이다. 북한의 기습 공격을 억제하고 조기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비병력 규모가 충분한지 살펴보고, 그렇지 않다면 우 리 군의 군사전략 목표를 수정하거나 충분한 상비병력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6.25전쟁 직후 72만 수준이던 병력 규모는 현 재 50만 명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는데, <Table 11>에서와 같이 전쟁 이후 해․공군 병력은 지속 증가한 반면 육군 위주의 병력 감축이 2004년 이후 급속히 진행 되었다.
휴전 이후 육군의 병력 규모는 1955년부터 2003년까 지 50년 가까이 55만여 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4년 국 방개혁 추진에 따라 20만 명가량 급격하게 감소 되었는 데, 그 이유는 리더십의 정치이념과 전략목표 변화에 영 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방과학기술과 무기체 계 발달로 병력을 줄여도 된다는 인식을 토대로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하면서 주적 개념을 없애는 등 실질적인 위협을 배제한 채 병력집약형 군대에서 기술집약형 군대 로 혁신하려는 정책 결정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국방개혁 추진 당시 리더십의 대북 위협인식 은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능력도 의도도 없다.’ ‘북한은 체제생존을 위해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했는데 이를 남한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극히 낙관 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3].
최근 국방백서에 제시된 북한군 병력수는 총 128만여 명(육군 110만여 명)이 8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 에 대해 일각에선 과도한 추산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북한군 실제 병력수 추정 연 구를 진행한 탁성한(2018)은 통계청이 추계한 북한 16세 남성인구를 활용하여 한국과 같이 70% 징집률을 적용한 결과 북한 정규군 병력을 2040년까지 104만 8000명으로 추정하였다. 여기엔 정규군과 별도 조직인 준군사력과 조기 제대자 수 등은 제외한 병력수이다. 북한 정규군 병 력 변화추이는 <Figure 1>과 같다[20].
이러한 북한군 병력 변화추이를 고려해 볼 때 북한은 현재 병력 수준을 남한과의 군사력 균형 측면과 북한의 군사전략 달성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충분한 병력 규모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반면 남한은 현재의 병력 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병력의 규모 면에서 남북한 군사력 균형이 크게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
4.3 교리적 측면
교리적 측면에서는 피․아 전투력의 적정비에 대해 전술적 수준과 전역 수준의 전투력 비에 대한 연구가 있 다. 우선 전술적 수준에서는 전례 분석을 통해 도출된 최 소계획비율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방자가 약 3배의 전투력을 가진 공자를 이 길 확률은 51%, 따라서 <Table 12>와 같이 준비되고 강 화된 방어진지에서 방어 시에는 최소 1:3의 전투력 비율 이 되어야 한다. 기습과 단기 속전속결 전략으로 공격하 는 북한의 관점에서 볼 때 급편방어를 가정하더라도 최 소 2.5배 이상의 병력을 보유 시 전술적 목표 달성이 가 능하다[15].
美 콜럼비아 대학 비들(Stephen Biddle) 교수는 전술적 수준에서는 공자 대 방자의 비율이 3:1이 되면 승산이 높지만, 반면, 전역 수준에서는 1.5:1 이상의 군사력이 되 어야 공격작전의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18].
교리적 측면에서 볼 때 <Figure 1>에서 남북한 병력의 변화 추이를 통해 나타난 바와 같이 북한이 남한의 총병 력 수 대비 2.5:1이 수준에 도달한 이후 더 이상 북한 병 력 규모가 증가하지 않고 멈추었다는 점과의 연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22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지상군 병력은 남한에 비해 세배 수준(3:1)에 도달하였다 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요컨대 교리적으로 전투력 비를 고려하면 북한군 총 병력 수 128만에 대비하여 남한은 전술적 수준에서 최소 약 42.7만, 전역 수준에서 60만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4.4 소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군의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산 출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계 적 기법의 양적 분석과 총괄평가 개념의 질적 분석 결과 를 비교해 보고 이를 토대로 종합적 관점에서 적정 병력 규모를 도출하고자 한다.
먼저 선행연구에서 도출된 양적 분석 결과 중 안보위 협 요소와 징병제를 적용한 사례만을 유의미한 것으로 설정하고 Go[5]의 모형 #2(18개국, 인구․국방비․분쟁), Ha·Lee[6]의 모형 #2(23개국, 분쟁․인구), Baek[1]의 모 형 #2(50개국, 인구․GDP․평화지수․영토)에서 제시한 적정 상비병력의 평균값을 산출하면 <Table 13>과 같다.
다음으로 총괄평가 개념의 질적 분석 결과이다. 본 연 구에서는 총괄평가의 고려 요소들을 모두 적용하지는 않 고 상비 병력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 을 선택적으로 적용하였다. 특히, 적의 관점에서 병력변 화 추이와 전략목표, 교리적 요소에 분석의 중점을 두었 다. 그 결과 <Table 14>와 같이 북한의 상비병력 대비 3:1에서 2.5:1 수준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상에서 분석한 내용을 살펴보면, 총괄평가 개념을 기반으로 양적․질적 분석 결과를 비교했을 때 국방백서 의 북한군 병력(128만)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와 같이 남 한 병력 50만 유지는 적절하다. 반면, 북한군의 실제 병 력수 연구 결과(105만)를 기준으로 하면 38만 수준으로 현재보다 12만 명 적은 규모이다. 이는 인구절벽에 대비 추가 병력 감축이 필요할 경우 고려할 수 있는 규모라 할 수 있다. 또한, 양적 분석 평균값(A)와 탁성한의 연구 결과를 기준으로 도출된 질적 평균값(B)가 거의 유사한 38만 수준임은 주목할 부분이다.
요약하면 다중 회귀분석에 의한 양적 분석 결과와 북 한군의 병력 규모를 정확하게 상정하여 총괄평가 개념의 질적 분석 결과를 비교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은 한국군의 미래 적정 상비병력 규모 판단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 공해 준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실질적인 위협에 대응이 가능한 한국 군의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산출하기 위해 피아 군사력 균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총괄평가 개념 기반의 새로 운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한국군 적정 상비 병력규모는 인구절벽에 의한 병력 자원 감소를 상수로 두고 계량화가 가능한 변수들을 활 용하여 통계적 기법을 주로 적용하였다. 이는 한반도의 안보 위협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북한의 병력 규모가 그들의 전략목표 달성이 가능한 수 준만큼 증가할 때 한국군의 병력 규모는 급격히 감소함 으로써 피아 군사력의 불균형에 의한 위기를 초래할 우 려가 있다.
최근 영국도 2018년 미중 군사경쟁 체제가 냉전 형태 와 유사하게 전개되면서 능력기반․위험기반의 대응은 부적절하며, 위협기반의 대응방식이 필요하다는 관점에 서 미 총괄평가국을 벤치마킹한 부서를 국방장관 직속으 로 설치하기로 결정하였다[8].
총괄평가 개념을 적용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양적․ 질적 분석을 병행함으로써 북한의 실질적 위협을 고려한 종합적인 군사력의 균형 평가가 가능하고, 향후 병력구 조 설계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본 연구는 총괄평가 개념을 적용하되 전략목표, 병력 변화추이, 교리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질적 분석을 적용하였다. 향후 추가 연구에서는 남북의 전력 현대화 등 변화된 능력을 반영하고,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간 제한전쟁 상황을 고려하여 시나리오 기반의 심층 적인 분석을 통해 적정 상비병력 규모를 산출해 보는 것 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