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조직성과를 평가하는데 있어 공공 분야는 민간에 비 해 목표가 추상적이고 정치적이며 모호한 경향을 갖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30]. 또한, 연구개발의 경우 비정형의 복잡한 과제를 수 행하므로 목표의 불확실성과 모호성이 더 증가될 수 있 다[11].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은 연구개발을 위 한 공공조직으로 그 성과평가에 있어 목표 모호성의 영 향력이 클 가능성이 높다[8, 32, 35].
목표를 해석하거나 인식함에 있어 명확하지 않거나 불확실한 측면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목표 모호성(Goal ambiguity)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15, 17, 30-32, 44, 49]. 목표 모호성 개념은 목표 달성을 위한 노 력이나 성과의 판단에 있어 해석의 여지로 정의된다[10]. 해석의 여지가 클수록 조직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이 서 로 다른 인식을 갖게 됨으로써 목표 달성과 그 평가 및 평가 수용성에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공분야의 조직목표는 상대적으로 추상적일 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갈등을 회피하려는 경향 등에 의해 목표 모호성이 강화될 수 있 다[17, 21, 23, 30-31].
높은 목표 모호성은 낮은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고, 낮은 성과는 평가 시 성과 달성수준을 부풀리는 관대화 오류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7, 31]. 이로 인해 평가는 더욱 정교화 될 필요가 생기며 실제 연구개발 수행에 투입될 자원이 평가에 투입되는 비효율성을 발생시키게 된다[7].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목표 모호성의 영향을 출연연 의 조직성과인 기관평가 관점에서 실증함으로써 출연연 평가 및 운영에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매년 시행되는 출연연의 기관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목표 모호성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조직성과와의 관계 를 경로분석을 통해 분석한다.
2. 이론적 논의
2.1 출연연 기관평가
출연연은 1966년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최 초로 다수의 기관들이 설립되었으며, 기관의 중요성과 책 임성에 따라 기관평가 제도를 운영한지 27년이 되었다 [8]. 그동안 중대한 국가적 기여와 산업 파급효과 등으로 가시적 성과와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지만, 기술환경의 급 속한 발전과 민간의 연구역량 강화 등에 의해 출연연의 위상과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 제기되고 있다[4, 28, 38].
기관의 평가는 일반적으로 정책이나 사업의 가치를 판 단하는 과정이라고 정의되며,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 제48조에는 “기관의 임무 및 장기발전목표의 전략성, 연구 및 사업수행의 전문성, 기관운영의 효율성, 연구 및 사업 수행결과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8].
이러한 출연연의 평가는 조직 효과성과 책임성 측면에 서 투입된 세금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활용되었는지를 정 확히 평가할 필요성도 갖고 있다. 그러나, 공공 분야의 연 구개발은 그 성과를 평가함에 있어 전문가의 동료평가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연구의 결과는 불확실성을 내포하 고 있고 단기적으로 결과를 내기도 어려운 특성을 갖는다 [27, 31]. 따라서 정확한 평가의 필요성과 함께 평가의 어 려움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출연연의 기술적인 특 징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평가의 특징을 갖게 된다.
기관 평가제도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메타평가(metaevaluation) 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8, 48]. 메타평가는 평가에 대한 평가로 “평가기조, 평가자원, 평가수행, 평 가활용 등 평가활동의 과정과 내용 및 결과를 검토하고, 평가함으로써 정책평가의 질을 제고하여 결과 활용을 증 진시키려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33].
기관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는 메타평가를 적용한 연구들[14, 33-34]과 지표체계 설계를 제안하는 연구[1, 9, 22, 23, 39, 40, 42]로 구분할 수 있다.
메타평가 관련 연구는 평가기조, 평가체계 등을 포함 한 평가관리 방법에 대한 시사점 도출에 초점이 맞추어 져 있다. 또한 성과지표를 제안하는 연구의 경우, 적절한 지표를 찾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기관평 가의 구조적인 또는 기술적인 분석을 수행하고 있어 조 직의 목표 달성에 영향을 주는 내용적이고 직접적인 요 인들의 인과관계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분석보다 는 목표 모호성을 중심으로 한 기관평가 결과의 영향관계 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기관평가의 결과 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메타평가 요인 중 평가기조 및 평 가체계의 변화를 포함하여 분석한다. 2017년 이전에 비해 2018년 이후로 질적인 평가, 도전성과 자율성이 강화된 평가기조를 보이며, 성과목표와 성과지표의 수를 줄이고 질적이고 결과중심의 지표를 지향하는 평가체계로 변화 하고 있다[8, 25-27]. 기관평가의 결과는 출연연의 조직성 과이며 기관평가의 종합점수로 측정한다.
2.2 목표 모호성의 개념
목표 모호성은 “조직 목표가 조직의 원하는 미래 상태 를 나타낼 때, 조직 목표 또는 목표 집합이 해석의 여지를 허용하는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10]. 조직관리와 성과 관리에서는 모호한 목표 가 조직의 개별 구성원, 과제 및 조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보편적으로 받 아들여지고 있다[10, 16]. 특히, 민간 분야보다 목표의 모 호성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공공 분야의 성과관리에서 더 욱 주목받고 있다[17, 21, 31, 44, 49].
목표 설정이론(goal setting theory)에서는 목표 명확성 또는 명료성이라는 개념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목표 모 호성과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2, 7, 12, 15].
목표 모호성 이론에서 목표 모호성은 조직성과, 동기 부여, 조직통제, 업무몰입 등과 관련 지어 연구하고 있다 [10, 23, 49]. 다수의 연구에서 목표 모호성이 높거나 목 표 명확성이 낮을수록 조직의 성과는 감소한다는 일관적 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10, 16]. 이는 업무몰입이나 동 기부여를 떨어뜨려 개별 구성원의 성과와 조직성과를 감 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23, 49].
목표 모호성의 개념정의와 측정을 위해 다양한 하위 차원이 제안되어 왔다. 제안된 목표모호성 하위차원은 사 명이해 목표 모호성, 우선순위 목표 모호성, 평가적 목표 모호성, 지시적 목표 모호성[10], 대상 목표 모호성, 시간 목표 모호성, 평가 목표 모호성[19]의 7개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 는 대상 모호성, 시간 모호성, 평가 모호성을 준용하고자 한다[17, 19, 32, 44]. 대상 목표 모호성은 사업 범위에 대한 양적, 질적 해석의 여지를 의미하며, 시간 목표 모 호성은 장기 사업목표와 단기 목표에 대한 구별이 어려 운 수준을, 평가 목표 모호성은 목표달성 여부에 대한 평 가 상의 불명확성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도 이상의 선행 이론 및 연구결과를 바탕 으로 3가지 하위차원으로 구성한 목표 모호성을 적용하 여 분석한다.
2.3 목표 모호성의 영향 요인과 조직성과
선행 연구에서 분석된 목표 모호성의 영향 요인은 조 직특성 관점, 관리적 관점, 외부환경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5].
조직특성 관점의 영향요인은 조직규모, 조직나이, 재무 적 공공성(financial publicness), 산업구분(sector) 등이다. 조직규모가 클수록 목표 모호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론 적 주장은 복잡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17]. 조직의 구성원은 각 임무와 위치를 갖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목표와 지표가 설정된다. 이러한 구성원이 증가하면 그 목표와 지표도 증가하므로 목표 모호성이 증가할 것이라 는 추론이다[47]. 그러나, 이러한 역할 이론과 목표 모호 성 이론에 근거한 실증연구에서는 충분히 유의한 영향관 계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10, 17]. 미국 정부기관을 대 상으로 한 실증연구에서도 조직규모가 조직성과에의 유 의한 양의 관계를 보이지만 목표 모호성은 경우에 따라 유의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다만, 한국의 38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우 선순위 목표 모호성을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 통제변수 로 사용된 조직규모가 음의 유의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30]. 이는 조직규모가 증가할수록 우선순위에 대한 모호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확하고 도전 적인 목표가 조직의 목표 달성에 유의한 양의 관계를 갖 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일관된 결과지만, 조직규모가 목표 모호성을 통해 조직성과에 어떠한 영향 을 주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17, 18].
공공관리에 있어서도 조직규모와 조직성과 간의 영향 관계에 대한 부호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6, 17]. 조직규 모와 조직성과 간의 음의 영향을 주장하는 일부 연구는, 큰 조직은 관료제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재무적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공공선택이론을 지지한 다고 볼 수 있다[6]. 한국 재정사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 들에서는 사업규모가 평가결과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주 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13, 53, 54]. 이는 사업규모가 큰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므로 이미 타당성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은 수준의 사업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53]. 조직규모의 관점으로 살펴보면 큰 조 직일수록 다양한 타당성 검증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 을 것이므로 목표 달성에 대한 가능성과 관리수준 또한 높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직나이는 목표 모호성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가정할 수 있으나 증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10]. 초기의 입법 이나 정책입안에서의 모호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듬어 지고 구체화될 수 있으므로 조직나이는 목표 모호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37]. 반면에 시간이 지 남에 따라 조직의 목표와 기능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새로운 공공의 목표나 기능이 필요하게 되면 새로 운 기관을 설립하여 수행하기 보다는 기존의 기관을 활 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10]. 또한 사회의 변화, 기술 및 정치적 변화 등에 의해 새로운 이해관계와 요구 가 발생되며 이는 관련 조직의 목표와 기능을 추가 또는 보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11]. 따라서 조직나이는 목 표 모호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미 국 정부기관에 대한 목표 모호성 실증연구에서 조직나이 가 음의 유의한 관계를 보이는 결과를 찾을 수 있다[11]. 그러나, 3가지 목표 모호성 차원에 대한 개별적 회귀분 석 중 지시적 목표 모호성에 대해서만 약한 음의 유의한 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국의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조직나이가 유의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0]. 이 외의 다른 실증연구는 찾기 힘들어 조직나이와 목표 모호성 간의 영향관계에 대한 다양한 실증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조직규모와 조직나이를 목표 모호성 의 매개효과 분석에 포함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다만, 목 표 모호성에 대한 유의성의 부호가 기존 연구에서 상반 된 결과를 보이고 있으므로 특정한 유의성의 방향은 가 설로 설정하지 않도록 한다.
관리적 관점의 영향요인은 정서적 몰입이나 리더십 등으로 구성원의 관리적 특성에 대한 것이다. 이는 정서 적 몰입이나 리더십에 의해 개별 구성원들의 목표 모호 성이 통제될 수 있으며, 이는 조직성과로 연결된다는 주 장이다[5, 41]. 2.1절에서 언급한 평가기조 및 평가체계의 변화는 변화적 리더십으로 볼 수 있으며, 관리적 관점의 영향요인이라 할 수 있다.
외부환경 관점의 영향요인은 정치적 영향력, 정치적 지원, 정치적 통제 등 주로 외부의 정치 환경에 의한 목 표 모호성의 영향을 다루고 있다[5]. 공공의 조직이나 정 책은 정확하고 쉽고 명확하게 그 목표와 범위 등이 기술 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충과 압 력 및 입법화 과정의 어려움들로 인해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19, 37]. 따라서, 이해관계자가 다양 하고 복잡한 역학관계를 갖으며 까다로운 문제일수록 목표 는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설정하려는 경향이 증가한다[10]. 미국과 영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목표 모호성이 클수록 관료적 영향력과 이해관계의 충돌이 증 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46, 51].
조직위치(institutional location)는 주로 공공 조직에 대 한 목표 설정 이론이나 목표 모호성 이론에서 다루어지 는 개념으로 해당 조직이 중앙부처와 같은 실행 조직 내 부에 속해 있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조직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된다[11]. 중앙부처에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경 우,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독립적인 지위 를 필요로 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속된 부처에서 독립되기를 원할 수도 있다[10, 17]. 독립적인 조직의 경 우 다양한 정부부처를 고객으로 대할 수도 있고, 새로운 방법론이나 특수한 기능 수행을 위해 독립성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직위치는 목표 모호성과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조직의 설립과정과 그동안의 역학 관계 등에 따라 목표 모호성 과의 관계는 정리되기 어려울 수 있다[10, 17].
본 연구에서는 출연연이 특정 정부부처에 소속된 기관 인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기관인지로 조직위치를 구분 하여 분석에 포함하고자 한다. 정부부처에 소속된 기관은 상위부처에의 종속성으로 인해 기관의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제한될 수 있어 목표 모호성이 더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목표 모호성과 조직성과 간의 연구는 대체로 동일한 영향관계를 보고하고 있다. 이론적 연구와 실증연구 결과 모두 목표 모호성은 조직성과에 음의 영향을 갖는다는 것 이다[5, 17, 23, 31, 45].
목표 설정 이론에서는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가 불 확실하고 명확하지 않거나 까다롭지 않은 목표 보다 향 상된 성과를 도출한다고 주장한다[43]. 명확하고 구체적 인 목표가 구성원들의 인지와 이해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자발적인 노력을 꾸준히 발휘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는 실증연구에서도 다수 보고 되고 있는데, 목표 설정과 관련된 110개의 연구 중 99개의 연구 결과가 목표 설정 이론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36]. 네덜란드의 공공조직의 105개 부서(team)를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에서도 목표 명 확성(goal clarity)이 조직성과에 유의한 양의 관계를 갖는 다고 보고하고 있다[50]. 목표 명확성은 목표 설정 이론에 서 사용되는 이론으로 목표 모호성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조직성과에 대한 양의 관계를 주장한다 [52].
목표 모호성 이론에서는 다양한 하위차원으로 목표 모호성을 구분하고 있으며 모든 목표 모호성 차원은 조 직성과에 음의 영향을 갖는다고 주장한다[5, 17, 20, 23, 31, 45]. 미국 연방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목표모 호성을 대상 목표 모호성, 평가 목표 모호성, 시간 목표 모호성의 3가지 차원으로 측정한 후 97개 연방기관을 분 석하였는데 3가지 목표 모호성 차원이 모두 기관 성과에 음의 영향을 갖는 것을 확인하였다[17, 18]. 조직성과 대 신 개별 구성원의 직무만족도를 종속변수로 하는 유사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음의 관계를 보고하였다[16].
본 연구에서는 이상의 선행 이론과 연구결과를 근거 로 4개의 변수(조직규모, 조직나이, 조직위치와 2.1절에 서 제시된 평가체계)와 조직성과 간의 관계에서 목표 모 호성이 매개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자 한다.
3. 실증분석
목표 모호성을 중심으로 출연연 기관평가 결과에 대 한 영향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 비스(NTIS)에 공개되어 있는 기관평가 결과보고서를 대 상으로 하였다. 전체 46개 출연연 중 40개 기관1)에 대한 결과보고서가 공개되어 있으며 이는 2017년부터 2019년 까지 3년에 걸쳐 산포되어 있다.
출연연 조직성과를 종속변수로 하고, 다양한 독립변수 와 통제변수, 목표 모호성을 매개변수로 하는 연구 모형 (<Figure 1> 참조)을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의 일종인 경로분석을 활용하였다[3, 29]. 경로분석을 위해 AMOS 24를 사용하였다.
조직규모와 조직나이의 경우는 조직성과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영향요인으로 볼 수 있으며, 조직위치의 경우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정치적 영향 및 통제에 대한 요인 으로 볼 수 있다. 2.1절에서 제시된 평가체계와 함께 조 직규모, 조직나이, 조직위치는 목표 모호성과 조직성과 의 영향요인으로 볼 수 있고, 목표 모호성은 조직성과의 영향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영향관계를 고려하여 4가지 요인인 조직규모, 조직나이, 조직위치, 평가체계를 독립변수로, 조직성과를 종속변수로, 목포 모호성은 매 개변수로 설정하여 모형화하고자 한다. 또한, 과거 조직 성과의 측정변수로 직전 기관평가 결과를 조직성과의 통 제변수로 사용하여 4가지 독립변수와 목표 모호성의 영 향요인이 과적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17].
3.1 변수의 측정
종속변수인 조직성과는 기관평가 결과보고서 상의 종 합점수를 사용한다[17, 31]. 종합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연구사업에 대한 평가결과와 기관운영에 대한 평가결과 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독립변수인 조직규모는 각 기관의 정규직 인원 수를 사용한다[17, 31]. 조직성과와의 선형성을 고려하여 정규 직 인원 수의 로그 변환 값을 사용하였다. 정규직 인원 수 는 약간의 변동이 있으나 기관평가 보고서 상의 최근 연 도의 정규직 인원 수를 사용하였다.
조직나이는 각 출연연의 설립연도를 기관 홈페이지 상의 연혁자료를 이용하여 설정하고 2020년을 기준으로 연을 기준으로 산출하였다[10]. 일부 출연연의 경우, 설 립 근거가 마련된 시기와 실제 조직이 운영되기 시작한 시기가 다른 경우는 실제 조직 운영을 기준으로 설립연 도를 설정하였다.
조직위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기관인 경우는 1, 중앙부처 소속 기관은 0을 부여하였다[17].
평가체계는 2017년까지와 그 이후가 지표 설정 등에 있어 변화가 있으므로 연도를 기준으로 2017년 이전과 2018년 이후를 구분하여 변수화하였다[8, 25, 27]. 2017년 이전은 전략목표 및 성과지표의 수도 상대적으로 많고 평 가점수의 배점 기준도 2018년 이후와 다르다. 2018년 이 후의 평가체계와 기준은 보다 질적인 평가와 자율성 및 도전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자율성과 도전성은 목표설정 이론에서 높은 목표 달성을 유도하는 요인에 해당한다. 또한 질적인 평가 강화는 성과지표에 있어 결과지향적 지 표 설정을 유도함으로써 평가적 목표 모호성을 줄이는 역 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18, 31].
매개변수인 목표 모호성은 대상 목표 모호성, 시간 목 표 모호성, 평가 목표 모호성의 3가지 차원을 측정하여 평균점수를 사용하였다.2)
대상 목표 모호성은 목표의 달성이 특정한 대상집단 에게 배분되는지에 대한 경쟁적 해석의 정도로 정의되므 로, 전체 성과목표 중 대상집단이나 수혜대상이 명기되 지 않은 성과목표의 비율을 측정치로 사용하였다[31].
시간 목표 모호성은 성과목표가 장기적 목표와 단계 별 목표의 경쟁적 해석의 정도로 정의되며, 전체 성과목 표 중 장기 목표와 단계별 목표가 구분되지 않는 성과목 표의 비율을 측정치로 사용하였다[17, 31].
평가 목표 모호성은 사업목표 달성의 수준을 평가함 에 있어 경쟁적 해석의 정도로 정의되며, 전체 성과지표 중 과정지표, 투입지표 및 산출지표의 비율을 측정치로 사용하였다[17, 31].
통제변수인 직전 평가결과는 일반적으로 3년 이전의 기관평가의 결과로 평가등급(매우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미흡)을 측정치로 사용하였다[17].
연구변수의 측정결과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
3.2 분석 결과
조직성과를 비롯한 관련 변수들 간의 상관분석 결과, 변수 간 상관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참조). 조직성과와의 상관성은 평가체계를 제외하고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목표 모호성의 경우 유의한 상 관성을 갖는 변수인 조직성과, 조직규모, 조직위치가 모 두 음의 영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모형에 대한 경로분석 결과, 카이제곱값 1.056(pvalue 0.304)으로 연구모형이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모형 적합도 지표도 적합한 수준(NFI = 0.991, TLI = 0.988, CFI = 0.999, RMSEA = 0.038)으로 나타났다[3].
경로계수의 유의성을 포함한 경로분석 결과는 <Figure 1>에 요약하였다. 조직성과에 대한 독립변수의 유의성은 조직 위치를 제외하고 모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 났다. 조직위치는 조직성과에 양의 유의한 관계를 나타 내었는데 이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소속된 기관이 더 높은 조직성과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독립변 수의 조직성과에 대한 직접효과만을 분석하는 것으로 목 표 모호성의 매개효과를 포함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통제변수인 직전 평가결과는 조직성과에 양의 유의성 을 강하게 갖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기관의 수준이 비교적 잘 통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목표 모호성에 대한 독립변수의 영향은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독립변수가 음의 유의한 관 계를 보임으로써 각 독립변수가 목표 모호성을 감소시키 는 역할을 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목표 모호성은 조직성과에 음의 유의한 관계를 보임 으로써 기존 연구의 결과를 지지함을 알 수 있다.
목표 모호성의 영향요인인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인 조 직성과 간의 직접적인 유의성을 확인하였으므로 목표 모 호성의 간접효과인 매개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목표 모호성의 매개효과 분석을 위해서 소벨 테스트(sobel test) 보다 보수적인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분석을 실시 하였다[3]. 편의수정 부트스트래핑을 95% 신뢰수준에서 1,000회 수행한 결과, 목표 모호성은 4개 독립변수와 조직 성과 간에 유의수준 0.05에서 모두 유의한 매개효과를 갖 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3> 참조).
목표 모호성의 매개효과는 모두 양의 유의한 값을 나타 내어, 독립변수가 목표 모호성에 갖는 음의 영향과 목표 모호성이 조직성과에 갖는 음의 영향의 곱으로 양의 효과 를 나타냄을 알 수 있다. 조직위치는 조직성과에 대한 유 의한 직접효과와 목표 모호성에 의한 유의한 간접효과를 동시에 갖는 부분 매개효과를 갖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조직성과는 조직규모, 조직 나이, 평가체계, 조직위치에 의한 간접적 영향을 받으며, 이는 목표 모호성에 의해 매개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조 직위치는 조직성과에 직접적 영향과 목표 모호성을 통한 간접효과를 동시에 갖는 주요 영향요인임을 알 수 있다. 상관분석(<Table 2> 참조)에서 나타난 독립변수의 조직 성과로의 상관성은 주로 목표 모호성의 매개효과에 기인 함을 알 수 있다. 평가체계의 경우, 조직성과와의 상관성 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목표 모호성을 통한 유의한 간 접효과를 보이는 영향요인임을 알 수 있다.
4. 결론 및 한계
본 연구에서는 공공 연구기관인 출연연의 조직성과에 대한 분석을 위해, 목표 모호성을 중심으로 조직규모, 조 직나이, 평가체계, 조직위치의 영향관계를 기관평가 결 과를 활용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출연연의 조직성 과인 기관평가에 대한 연구가 다수 존재하지만, 목표 모 호성의 관점에서 분석한 실증분석이라는 점과 기관평가 의 특수성인 평가체계를 분석에 포함한 점에서 연구의 차별성이 있다.
연구의 결과 및 시사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출연연의 조직성과를 분석함에 있어 목표 모호성 의 영향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4가지 독립변수 와 조직성과에 대한 목표 모호성의 매개효과 분석 결과, 모든 간접효과에 대한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이는 독립변 수들이 목표 모호성을 낮추는데 유의한 기여를 하며 이는 조직성과를 제고하는 결과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성과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목표 모호성을 관 리하는데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조직규모에 따라 조직성과가 달라진 다는 기존의 주장은 목표 모호성 관점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것만으로 조직성과가 증가하 는 것이 아니라, 조직 규모가 목표 모호성을 줄이는 효과 를 갖는 이유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탐구가 필요하다.
셋째, 조직나이는 목표 모호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직나이가 많은 기관이 상대적 으로 신생의 기관보다 대내외적으로 목표 설정이 명확하 고, 구성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인식도 명료한 것이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이는 조직나이가 늘어나면서 초기의 모호한 조직목표가 다듬어진다는 기존 연구의 주 장을 지지하는 것이다[37]. 그러나, 공공 조직에 있어 새 로운 요구와 기능을 기존 기관에 부여하려는 경향 등에 의해 조직나이는 목표 모호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기 존의 주장은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10, 11]. 이는 출연연이 타 공공기관 보다는 조직목표와 기능이 명확하고 또한 연구개발이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하는 특징도 이러한 차이를 갖게 할 것이 라 판단한다.
넷째, 평가체계의 변화는 목표 모호성을 줄이는 방향 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기존의 연구와 정 책자료 등에서 주장하는 평가체계의 개선효과가 목표 모 호성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8, 25, 27]. 특히 질적인 평가체계는 성과목표와 성과지표 수를 줄이고 질적인 결과지표를 지향함으로써 목표 모호성 감 소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섯째, 조직위치는 조직성과에 직접적 양의 영향과 목표 모호성을 통한 간접효과를 동시에 갖는다. 연구회 중심의 출연연 체계에 대한 고민과 논쟁이 여전하지만 조직성과와 목표 모호성 측면에서 연구회의 역할은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8]. 정부부처에 소속된 기관 의 독립성 이슈와 목표 모호성을 강화시키는 역학적 구 조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는 실증연구의 한계와 함께 40개 출연연에 대 한 평가자료를 사용하여 소표본의 통계적 문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출연연의 전체집단을 포함한 것 으로 표본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은 어려워 데이터 신 뢰성 제고에 노력하였다. 목표 모호성의 경우 이론 정립 이 진행 중인 구성개념으로 타당성에 대한 한계가 존재 할 수 있다.
이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료를 확보하거나, 보다 넓은 범위의 공공연구기관으로의 확대 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조직목표의 세분화와 부서단위 의 분석과 함께 개별 구성원 수준의 분석도 추후 연구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