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산업화 및 도시화, 자연 및 인적 재난․재해의 증 가,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뇌혈관 및 심장질환 등의 응급 질환 증가로 인해 응급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응급환자의 특성 상 재빠른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24시간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시설, 인력, 장비를 갖춘 응급의료센터의 부 족 및 각 응급의료센터의 비효율적 운영 등으로 인해 사 실상 많은 응급의료 서비스 적시 제공 기회가 상실되고 있다. 또한, 기관 특성상 많은 수의 위급한 환자를 빠르 게 진료하려다 보니 의료시설 및 의료진에게 과중한 부 담이 가해지고 이에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더욱 떨어지면서 병원의 운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루 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국 응급환자들이 병원 응급실에 서 머무는 평균 대기시간은 6.7시간에 달하며, 서울대병 원 응급실의 평균대기시간은 19.2시간, 서울성모병원은 17.2시간, 전북대병원은 17시간으로 지역 유명 병원일수 록 그 대기 시간이 더욱 길다[18]. 또한 중증응급환자의 높은 사망위험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중환자실 부족, 응급 수술인력 관리 부재, 너무 긴 대기시간 등의 이유로 중증 응급환자의 약 20%정도가 최종진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송되며, 이 경우 환자의 사망률은 이동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18].
응급의료서비스는 위급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치료 를 행하는 곳인 만큼 무엇보다 신속 정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예약 환자를 주로 받는 주간 일반 진료실과는 달리, 24시간 운영되면서 환자 도착 간 격 및 수를 예측하기가 매우 힘든 응급의료센터의 특성 상,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범위를 벗어난 대량의 환자가 돌발적으로 발생하면 센터 내 환자들의 치료 지연 위험이 자연적으로 높아지고, 이로 인한 의료진의 체력적, 심적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황 해결을 위한 합리적 최적 운영 대안을 신속 정확하게 내어 놓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렇게 환자의 생명 및 건강에 직접적으로 관계하면서 도 높은 불확실성과 싸워야만 하는 병원 내 운영 계획 문 제들을 다루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들이 다음과 같이 진 행되어 왔다. Cote[6]는 병원의 환자 유동량과 자원 활용 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 연구하였다. Swisher et al. [15]는 기존의 의료진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설계하였다. Angelis et al. [1]는 병원 시스템의 최적 의료진 수를 결정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신경망, 최적화 모델을 병합한 틀을 제안하였다. Baesler et al.[2]는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스케줄링의 불확실성을 다루기 위해 시뮬레이션 최적화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Cardoen et al.[4]는 전반적인 수술실 운영 계획과 스케줄 링에 대해 고찰하였다. Mielczarek[9]는 병원의 응급의료 서비스 가격을 평가하기 위해 이산 사건 시뮬레이션 모델 을 구축하였다. Sinreich와 Marmor[14]는 응급실을 계획 하고 재배치하는데 있어 시뮬레이션이 얼마나 효율적으 로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Blasak[3]는 ARENA를 사용한 응급실 시뮬레이션 모델의 예를 보였다. Shim과 Kumar[11]는 응급 치료 과정 변화 시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모델을 사용하였다. Carmen[5]는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모델이 결합된 응급실 운영 계획 결정 지원 시스템을 제시하였다. Lee et al.[8]는 환자의 대기 시간을 일정 수준 이하로 하면서 응급실의 기대 이익을 최대로 하는 의료진의 수를 결정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 반 최적화 기법을 제안하였다. 응급의료센터를 위한 각종 시뮬레이션 모델 관련 최근 연구 동향은 Salmon et al.[10] 로부터 찾아볼 수 있으며, Vanbrabant et al. [17]은 이러한 응급의료센터를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사용되어온 여 러 성과 지표를 정리하고 분석하였다.
위와 같이, 기존의 연구에서는 응급의료센터의 높은 불확실성을 다루기 위해 확정적 모델 보다는 확률적 모 델을 보다 더 많이 사용하여 왔지만, 확률적 모델을 사용 한다 하더라도 도출되는 결과물들은 대부분 최적 의료진 의 수, 일정 계획, 시설 배치 등과 같은 확정적 자원 운영 계획에 그치며, 해당 운영계획을 실시하였을 때 개개인의 환자가 짊어져야 할 위험성과, 상정된 변동 범위를 넘어 선 상황이 발생하여 기존 운영 계획의 수정이 필요할 때 의 대처 방안 등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모델들이 광역 최적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어 문제를 풀기 위한 모델 구동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여, 급박한 상 황에서 빠르게 운영계획을 수정 대응해야 하는 경우에는 적합치 않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극히 높은 응급의료센터에서는 오프라인 상에서 고려한 이론적 운영 상황과 실제 실시간 운영 상 황이 매우 크게 차이날 수 있다. 따라서, 이 차이를 극복 하기 위해 응급의료센터의 운영진들은 그때그때의 상황 에 맞추어 일정 계획을 변경하거나 설비를 재정비하는 등, 실시간 수정 계획안을 내놓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 지만, 이는 별다른 객관적 근거나 대안 실시에 따른 효과 에 대한 객관적 예측 없이 의사결정권자 개인의 과거 경 험 혹은 단순 예상에 기반한 주먹구구식 계획 변경이 되 기 쉬워 실제 환자 및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 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응급의료센터 내 운영 방안을 확정적으로 이해하고 수많은 의사 결정을 함에 따른 한계를 인식하고, 확정적 운영계획 안에 내재된 위 험의 정도를 측정 및 가시화하여, 이 위험을 최소화하면 서도 제한된 시간, 인력, 계획 변경 범위 안에서 신속히, 그러나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 계획을 수립/ 변경하는 것을 돕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안하고, 그 적용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때, 적용 사례 안에 서 고려되는 운영계획의 범위는 주어진 상황에 맞춘 응 급의료센터 내 자원들의 일정계획과, 해당 일정계획에 내재된 환자들의 치료 지연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최적 수준을 구하는 것으로 한다.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 2장에서는 본 연구에 이용된 시뮬레이션 모델과 이와 결합된 위험기반 운영계획 (RPS : Risk-based Planning and Scheduling) 모듈의 전반 적인 내용에 대해 기술한다. 제 3장에서는 2장의 모델을 실 응급의료센터에 적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결과물들 과 함께 특정일의 단기적 문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최 적 운영 계획 수정 방안 분석 사례를 모델 활용 일례로써 선보이며, 마지막으로 제 4장 결론에서는 본 연구의 의의 및 한계점, 이에 따른 후속 연구 가능성을 제시한다.
2. 시뮬레이션 모델
본 장에서는 대한민국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내 중간 규모급 응급의료센터를 대상으로 설계된 시뮬레이 션 모델에 위험기반 운영계획(RPS) 모듈을 접목한 전체 적인 운영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다.
2.1 시뮬레이션 모델 개요
대상 응급의료센터의 전체적인 응급환자 치료 프로세 스는 <Figure 1>과 같다[8]. 먼저,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 는 중증도(SL : Severity Level)에 따라 적절히 분류된다. 죽음에 임박하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위급함의 정도에 따라 중증도 1 또는 2로 분류되며, 그 밖의 환자들은 심 각한 부상에서부터 일반환자와 비슷한 부상까지 그 증상 의 정도에 따라 중증도 3~5 등급으로 분류된다. 중증도 1, 2에 해당하는 환자는 곧바로 소생실로 이동하여 치료 를 받고, 생존 시 CT, MRI와 같은 의료영상촬영 후 입원 하게 된다. 그 외 나머지 환자들은 적절한 중증도 판정 이후 각 등급에 맞는 치료 프로세스를 밟게 된다. 중증도 5의 환자들은 일반환자와 비슷한 환자들로, 처치실에서 비교적 간단한 1회 치료 진행 후 퇴원하게 되고, 중증도 3, 4의 환자들은 산부인과, 소아과, 기타 환자들로 세부 분류된 후 기본적인 검사, 첫번째 치료, (필요 시) 의료 영상 촬영, 두번째 치료로 이어지는 2단계 치료 프로세 스를 거쳐 최종 퇴원하게 된다. 따라서 시뮬레이션 모델 상에서는 각 환자의 중증도와 그에 따른 치료 프로세스 형태의 다름에 따라 총 27개 유형의 환자가 생성될 수 있다.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본 연구의 대상이 되 는 응급의료센터의 인적 자원은 간호사,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로 나뉘며, 서로 다른 범위의 의료 서비스를 담당 한다[8]. 예를 들어, 간호사는 혈압, 맥박, 체온, 호흡 등 을 검사하여 환자들의 중증도를 결정하는 일과 중증도 1-4에 해당하는 환자의 치료에 관여한다. 중증도 1, 2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레지던트, 전문의가 각 1명씩은 있어야 하고, 중증도 3, 4의 환자의 경우, 기 본 검사를 위해서는 간호사와 인턴, 첫 번째 치료를 위해 서는 간호사와 레지던트, 두 번째 치료를 위해서는 간호 사, 레지던트, 전문의가 각 1명씩은 있어야 한다. 중증도 5의 환자는 인턴이 담당한다.
현재 이 응급의료센터의 주요 비인적 자원들과 수용 능력은 <Table 2>와 같으며, 접수, 중증도 판정, 기본 검 사 등의 서비스 시간 분포는 1년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Table 3>과 같이 설정하였다[8]. 그 밖의 환자 도착 프로 세스 관련 파라미터 또한 동 병원을 모델로 한 Lee et al. [8]의 연구 설정을 따랐다. 프로세스 상의 모든 의료 서 비스는 모든 필요 의료인력과 비인적 자원들이 이용 가 능한 경우에만 실시된다.
위급 환자의 경우, 첫 진료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증 상 심화, 사망과 같은 치명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 문에, 응급의료센터에서는 환자들이 첫 치료를 받기 전 까지의 대기시간을 중요 시 한다. 인터뷰를 통한 병원 의 료진의 의견을 종합하였을 때, 응급의료센터 도착 후 첫 진료를 받기까지의 시간이 중증도 1, 2 환자의 경우 0.15 시간, 기타 중증도 환자의 경우 0.5시간을 초과하지 않도 록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이 권 장 시간에다 각 환자 유형에 따른 이후 평균 프로세스 시간을 더하여 각 환자 별 치료 완료 기한 시점을 설정 하고, 실제 모든 프로세스의 완료 시점이 이 기한 시점 보다 늦어지게 되면 그 차이만큼을 지연 시간으로 간주 한다.
2.2 위험기반 운영계획
위험기반 운영계획의 기본 뼈대가 되는 RPS 모듈은 Simio LLC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자원제약이 따르는 상 황에서 상세한 확정적 일정계획이 형성되어 있을 때, 해 당 일정계획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화 혹은 위험에 대한 확률기반 분석을 제공한다. 또한, 확정적 일정계획을 계획하던 당시에는 고려되지 못했던 여러 변동 사항이 발생하여 기존의 일정계획이 실행 불 가능해졌을 때, 기존 일정계획 수정에 도움을 주면서 시 스템에 내재된 위험과 불확실성을 설명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도 이용된다[12, 13, 16].
주어진 상황에 따라 최적 일정계획을 확정할 수 있고,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으면서, 변 화하는 조건에 맞추어 유연하게 수정될 수 있는 이산사건 시뮬레이션 모델이 갖추어져 있다면, RPS는 이 시뮬레이션 모델에 근거하여 <Figure 2>와 같은 절차를 통해 일정계 획을 갱신 시킬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위험 분석 결과물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전까지의 RPS는 주로 생산시스템에 적용되어 왔 던 것으로, 생산 시스템 내 존재하는 위험과 변수를 반 영하여 보다 현실에 가까운 생산스케줄의 작성을 지원 하고, 기존의 확정적 방식뿐만이 아닌 확률적 방식의 생산스케줄 또한 작성하여 생산시스템에 내재된 위험 을 가시화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었다. 이를 위해 목표 로 하는 생산, 납기, 비용을 달성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확률로써 제공하고, 생산성을 저해하는 원인을 탐색하 여 문제해결을 위한 빠른 대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해 왔다[13, 16].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RPS를 생 산시스템이 아닌, 서비스시스템의 일종인 응급의료센터 에 적용함으로써, 위급환자의 대량 발생, 병상 및 의료 진 부족 등의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급환자의 생 명과 관계된 위험을 줄이고, 빠른 시간 내에 그 위험 야 기 원인을 탐색하여 보다 과학적인 문제 해결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응급의료센터의 효율적 운용에 기여하고 자 한다.
확정적 지표를 사용하는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현 시 스템 내 존재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의료 서비스 가 정확히 정해진 시간(혹은 평균 예상 시간) 만큼씩만 제공된다는 가정하에 일정 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새 위 급 환자가 대량으로 도착하거나 각 의료 서비스가 예상 보다 빨리 혹은 늦게 끝나게 되는 일이 많은 응급의료센 터의 경우에는 각 환자 치료 프로세스의 평균적 행태만 을 고려한 현재의 확정적 일정계획이 언제나 최적이라 할 수 없으며, 상황이 변함에 따라 언제든 실행 불가한 일정계획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상황 변동성이 큰 경우, 확정적 일정계획에 더해 상황 변동 가능성에 따른 위험 관련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확률적 위험 측정 지 표가 필요하고, 기존의 다른 모델에서 많이 이용되던 평 균 치료 지연 사람 수, 평균 예상 대기 시간 등과 같은 단순 확정적 성과 지표[17] 대신, 이 확률적 위험 측정 지표를 반영한(즉, 위험성 자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 운영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응급의료센터에서의 가장 큰 위험은 위급 환자들이 제 때 치료 받지 못함으로써 야기되므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이 된 해당 센터 의료진의 자문을 빌어 위급환 자들이 제 시간 안에 치료받지 못할 확률(이하, 치료 지 연 가능성)을 확률적 위험 지표로 우선 선택하였으며, 문 제 상황 발생 시 이 치료 지연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효 과적 운영계획 변경 대안을 신속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 을 목표로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 사례 및 결과는 제 3장에서 기술한다.
3. 응급의료센터 적용 사례
제 2장에서 설명된 응급의료센터를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은 Simio를 이용하여 구현되었으며, 기본적인 설계 구조 및 실행을 위한 대부분의 파라미터 설정은 제 2.1 절에 설명된 바와 같다.
현 상황을 반영한 응급의료센터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상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실제에 가깝게 측정/평가하기 위해, 기본적인 인적자원의 수는 실제 대상 센터에 동원 되고 있는 의료진의 수와 동일하게 인턴 3명, 레지던트 2 명, 간호사 5명, 전문의 3명으로 설정하였다. 비인적 자 원인 각 시설의 수와 위치 역시 대상이 된 응급의료센터 와 동일하게 배치되었으며, 도착 환자에 대한 정보 또한 기 확보된 1년간의 환자 데이터가 그대로 이용되었다.
3.1 시뮬레이션 결과물
시뮬레이션 실행 시, 시뮬레이션 과정에 대한 사용자 의 이해를 돕기 위한 3D 애니메이션이 제공되며, 그 화 면의 예는 <Figure 3>과 같다. 사용자는 편의에 따라 애 니메이션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원치 않을 경우, 애 니메이션을 생략하고 곧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모델 실행 완료 시, 현 자원 상황에 맞춘 확정적 자원 운영 계획이 일차적으로 수립되고, 이에 따 라 <Figure 4>와 <Figure 5>의 예와 같이 각 환자별 간트 차트와 응급의료센터 내 각 자원별 간트 차트가 생성되 어 사용자에게 제공되므로 사용자는 모든 스케쥴을 시각 적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각 환자의 각 자원 이 용 시작 시간과 현 일정계획에 따른 예상 종료시간 또한 모두 기록되며, 이에 따라 각 환자가 치료 완료 기한 시 점 안에 제대로 치료를 모두 끝낼 수 있을 것인지 아닌 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Table 3>의 분포에 따라 서비스 시간에 변화를 주어가 며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반복 수행하고 나면, 각 환자별 로 ‘치료가 목표 기한 내에 끝난 횟수/총 시뮬레이션 반복 횟수’에 대한 비율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각 환자의 치료가 완료 기한 시점 내에 종료될 수 있다 혹은 없다’와 같은 단순 확정적 결과가 아닌, 치료가 제시간 안 에 끝날 ‘가능성’을 구체적 확률로써 나타낸 결과물을 얻 을 수 있게 된다. 이는 On-Time Probability (OTP)로 명명 되어 <Figure 6>의 예와 같이 표시된다. <Figure 6>에서 빨간색은 OTP가 50% 미만인 경우, 노란색은 OTP가 50% 이상 80% 미만 인 경우, 회색은 OTP가 80% 이상인 경우 를 나타내는 것으로, 각각 환자가 기한 시간 내에 치료를 완료하지 못할 위험이 높음, 경계, 낮음을 의미한다고 해 석할 수 있다. 개발된 모델에서는, 새 환자 도착, 의료서비스 시작/종료 등과 같은 새로운 이벤트 발생으로 인해 상황 이 변할 때마다 이에 맞는 확정적 최적 운영 계획을 제공 함과 동시에, 이 운영 계획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즉, 각 환자가 치료 지연을 겪을 위험성 혹은 제 시간 안에 치료 받을 가능성) 관련 척도인 OTP 값들 역시 언제나 함께 제 공하게 된다.
제시된 RPS 모듈이 결합된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하 면 일부 문제 상황에서 고려될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의 확률적 위험성을 신속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단순 치료 지연 시간 혹은 치료 지연 환자 수와 같은 확정적 숫자 대신, 큰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자체를 줄이기 위한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다음의 제 3.2절에서 는 급격한 상황 변동에 따라 단기 과밀 상황에 처한 응급 의료센터의 단기적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운영계획 수정 대안을 고려하고 그 효과를 살피는 운영의사결정 지원 예를 보이고자 하며, 이 때 이 의사결정의 가장 기 본적인 목표는 ‘모든 고려 대상 환자들의 1-OTP값의 평 균’으로 정의되는 환자의 치료 지연 가능성(DP : Delay Possibility)을 낮추는 것으로 한다.
대안 고려 및 그 효과 분석을 위해, 보유한 환자 데이 터 1년치 중 환자가 가장 많았던 특정 하루를 문제 발생 구간으로 가정하였다. 중증도를 기반으로 한 이 구간 내 환자 구성비는 <Table 4>와 같으며, 현 응급의료센터에 배치된 인적/비인적 자원의 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였을 때 분석된 환자들의 DP는 약 59% 로, 이는 해당 하루에서 실제 지연을 겪었던 환자의 비율 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3.2 위험 기반 운영계획 변경 대안 제시
많은 환자가 비교적 단시간에 몰려와 심각한 치료 지 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 로 고려되는 대안은 단연코 인력의 충원이다. 그러나 여 러 종류의 인력 중 어떤 인력을 몇 명이나 임시 충원해 야 할지를 단시간 내에 결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렇다고 무작정 모든 인력을 가능한 많이 충원하는 것 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단기 인력 충원 계획을 검 토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데, 제시된 시뮬레이션 모델 이 본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전문의의 즉 각적인 충원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본 사례에서는 일단 인턴, 레지던트, 간호사의 충원만을 고려하였다.
현 시스템 상 치료 단계별 필요 의료인력의 구성과 수 는 고정되어 있고 인턴, 레지던트, 간호사는 서로의 업무를 대체하지 않음을 가정하므로, 각 의료인의 충원 효과는 독립이라 볼 수 있어 순서에 상관없이 그 충원 효과를 개별적으로 분석하여도 무방하다. 현 시스템의 인턴 수 는 3명으로, 인턴의 수를 4명 혹은 5명으로 증가시켜도 치료 지연 가능성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반면에 인턴 수를 2명으로 감원할 시에는 치료 지연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인턴 수 증원 효과는 미미하며 증원 이 크게 필요치 않다고 판단된다.
레지던트 증원의 경우 치료 지연 가능성에 큰 차이를 야기하였다. <Figure 7>에서 볼 수 있듯이, 레지던트의 수 가 2명일 때의 치료 지연 가능성이 59%인데 비해, 레지던 트 수가 3명일 때의 치료 지연 가능성은 약 32%로, 1명의 증원으로 치료 지연 가능성이 27% 감소한다. 반면, 레지 던트의 수가 4명 이상인 경우, 그 효과가 3명일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으므로 레지던트는 1명만 증원하는 것이 그 효용을 고려하였을 때 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인턴의 수는 현재 상태 그대로 3명, 레지던트의 수는 현 인원에서 1명 증원된 3명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추가 적으로 얻어지는 간호사 수 증원 효과는 <Figure 8>에서 확인할 수 있다. <Figure 8>에 따르면 현재 인원인 5명에 서 1명의 간호사가 추가 증원되면 치료 지연 가능성이 28%로 크게 감소하고, 간호사가 2명 증원되어 7명이 되 면 치료 지연 가능성이 27%로 최저가 됨을 알 수 있다.
위의 결과를 종합하면, 고려된 문제 발생 구간의 경우, 레지던트 1명, 간호사 2명을 즉각 임시 충원하는 것이 치 료 지연 가능성 최소화 면에서 가장 좋은 운영계획 변경 대안임을 알 수 있으며, 이 때 치료 지연 가능성은 59% 에서 27%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인력 계획 변경 외 시설 증설 관련 분석 또한 수행 가 능하다. 현 응급의료센터에서는 중증도 1, 2인 응급 환자 의 치료 지연 가능성을 낮추고자 소생실 1개 증설을 검 토하고 있었으므로, 이로 인한 효과를 시뮬레이션 모델 을 통해 검증하였다. 최적 수의 의료인력이 갖추어진 상 태에서 2개의 소생실을 운영하는 경우, 전체 중증도 1, 2 환자 중 단 1명만이 지연 위험에서 추가로 벗어났으며, 전체 치료 지연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역시 0.1% 미만으 로 극히 미미하였다. 따라서 소생실의 증설은 치료 지연 가능성을 낮추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 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치료 지연 가능성을 낮 추기 위해서는 의료영상촬영장비와 같은 다른 비인적 자 원의 수를 늘리거나 전문의의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해 보아야 할 것이나, 이는 응급의료센터에 국한된 자원 이 아닌 다른 진료 과와 공유되는 자원으로 타 과에 미 치는 효과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므로, 장기적인 병원 운 영에 미치는 영향을 고심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
3.3 기타 모델 확장 활용 방안
제 3.2절에서는 기존 환자 이력을 이용하여 실제 응급 의료센터 하루 운영 시 고려될 수 있는 현실적 운영계획 변경 대안들만을 살펴보았으나, 제안된 시뮬레이션 모델 을 적절히 이용하면 테러, 전염병 등으로 인한 대량 환자 발생 상황을 가정한 가상 시나리오에서의 운영 계획 변 경 대안을 시험하고 그 효과를 검토하는 것 또한 가능하 다. 추가로, 접수환자 리스트를 적절히 조절 시, 타 병원 으로의 환자 송출 혹은 타 병원에서의 환자 유입 시 병 원의 부담이 얼마나 경감 혹은 증가할지도 분석 가능하 므로 최적 송출/유입 계획 검토 시에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겠으며, 고려하는 기간을 늘린다면 단기 운영계획 뿐만이 아닌 장기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 걸리는 시간은 모델에서 다루는 환자의 수, 시설의 규모, 시뮬레이션 실시 기기의 사양 등에 따 라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으나, 제 3.2절에서 다룬 응급 의료센터 운영 계획 문제의 경우, 워크스테이션을 사용 하였을 때는 수 초 이내에, 개인 PC를 사용하였을 경우 에도 수 분 이내에 하나의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었기 에 제안된 시뮬레이션 모델이 과밀 상황에 대처하기 위 한 단기 운영 계획 수정을 위해서도, 또한 보다 장기적인 운영 계획 수립을 위해서도 그 역할을 비교적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바이다.
4. 결 론
본 연구의 의의는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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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존 응급의료센터 시뮬레이션에 위험기반 운영계획 모듈을 접목시켜, 보다 확장된 모델을 제안하고 소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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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확정적 일정계획이 포함하고 있는 위험의 정도를 측정 할 수 있는 기준인 OTP와 치료 지연 가능성을 제시하 고, 그 결과를 가시화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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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황에 따른 일정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때, 제안된 모 델을 사용하면 고려 가능한 각 대안의 확률적 위험성 을 신속하게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운 영자는 과거 경험이나 감에 의지한, 혹은 단순 확정적 예상치에 따른 계획 변경이 아닌, 위험 분석에 근거한 보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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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발된 모델을 실제 응급의료센터에 적용하여, 현 응 급의료서비스에서의 치료 지연 가능성에 대한 단기적 병목이 소생실이나 인턴의 수가 아닌 레지던트와 간 호사 수에 있음을 밝히고, 최적 임시 인력 증원 계획 을 수립하는 사례를 보였다.
제안된 RPS 기반 시뮬레이션 모델은 고려하는 응급의 료센터의 상황에 맞추어 여러 가지 운영 계획 대안을 실험 하고 내재된 위험성을 파악하며, 이에 기반한 충분한 분석 아래 운영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 기 위한 것이다. 본 논문에서 다룬 분석 사례는 서울 모 대학병원 내 응급의료센터의 시설, 인력, 환자 상황을 대 상으로 한 것으로, 얻어진 결과 자체를 일반화하기에는 어 려움이 있지만 모델 자체만은 다른 응급의료센터 상황에 맞추어 쉽게 수정/확장 적용될 수 있음을 밝혀둔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도입되기 시작한 주당 근무 시간 제한과 같은 의료인력의 근무 여건에 관한 사항과 치료 지연 가능성 외의 다른 위험 척도는 고려되지 않았다. 또 한, 모든 환자의 치료 지연 가능성을 동등하게 취급하여 보다 중증도가 높은 위급환자의 치료지연 가능성에 가중 치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며, 이러한 점들은 관련 후속 연 구에서 다루어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