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빠르게 변하는 기술로 인해 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기 업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경쟁 우위 확보 와 지속적 성장을 위해 혁신을 위한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고도화와 복잡성이 더해져 혁 신 투자에 의한 기업 성과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27]. 그에 따라 기업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혁신을 보다 성 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부의 지식 뿐 아니라 외부의 지식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 (open innovation)의 패러다임이 대두되고 있다[8].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2012년 자료를 기준으로 전체 제 조업 사업체 중 99.42%, 제조업 종사 인력의 76.37%를 차 지하여 한국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기업 역량 측면에서는 대기업과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33]. 따라서 중소기업에게 꾸준한 R&D와 혁신을 통한 지속 적 경쟁력 확보는 매우 중요한 도전과제이다[39].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R&D 자원확보 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 자체적인 R&D뿐만 아니라 외부 의 기술과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외부 R&D 또한 매우 중요하다[32]. 외부 R&D는 외부의 기술이나 지식 등 을 활용하여 R&D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전략적 R&D 협력, 위탁 개발, 기술 이전 등이 포함된다[11, 43]. 이를 통해 외부 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하여 기 술 기반을 확장시키며 상호간 정보교류를 확대하는 등 보 다 효율적인 혁신활동이 가능하다[29, 45, 52]. 특히 중소 기업의 경우 이러한 외부와의 R&D협력은 기업 자체가 가진 역량 이상의 기술 자원 활용을 가능하게 하여 경쟁 력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5].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외부 R&D 활 용과 기업의 혁신 및 경영 성과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 석하였다[1, 2, 4, 8, 10, 12, 15, 18, 22, 24, 28, 34, 38, 40-42].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의 대부분은 혁신을 위한 투 자는 고려하지 않고 혁신으로 인한 매출이나 특허 수와 같은 양적인 산출 규모에 초점을 두고 있어 외부 R&D 가 혁신의 투입 대비 산출을 나타내는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혁신 투입 규 모가 대기업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은 제한된 R&D 자원 내에서 효율적 혁신 성과 도출 방안을 모색한 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혁신 효율성에 대한 외부 R&D 영 향 분석이 필요하다[48]. 또한 분석 대상의 특성을 고려 하지 않아 국가나 산업, 지역에 따라 그 결과에 일관성 이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R&D 활용이 혁신 효율성과 생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 을 분석하여 중소기업에 있어 외부 R&D의 중요성을 파 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기술 통계 조사’ 자 료를 사용하여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 Korean Standard Industry Code)에 따라 분류된 제조 산업들을 대상으로 실증적 분석을 수행한다.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측 정에는 자료포락분석법(DEA) 기반의 글로벌 Malmquist 생산성 분석을 활용한다. 추가적으로 혁신의 전략적 중요 도를 나타내는 기술집중도에 따라 외부 R&D 활용이 혁 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분석하고자 한다.
2.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2.1.외부 R&D와 혁신 성과
빠른 기술 변화와 글로벌 경쟁 강화 속에서 혁신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체 R&D뿐만 아니라 외부기 업이나 기관과의 공동 연구개발이나 위탁 개발, 기술 도 입 등 외부 R&D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24, 32]. 이러한 외부 R&D의 활용은 혁신 성과 향상에 다음과 같은 긍정적 영향이 있다. 첫째, 외부기관들이 보 유하고 있는 서로 다른 상호보완적인 자원(complementary external resources)들을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혁신 성과를 향상시킨다[1, 18, 27, 30]. 둘째, 외 부기업이나 기관과의 정보 교류를 확대하여 다양한 정보 를 조기에 획득할 수 있어 R&D와 혁신 과정에서의 불확 실성을 감소시킨다[1, 17, 27, 28, 30]. 셋째, 여러 기업에 걸쳐 전체 투자 규모와 지식 기반을 확대하여 규모의 경 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1, 27, 28]. 마지막으로 상호 학습을 촉진시켜 단기간의 지식 축적을 통해 제품개발 소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17, 27, 47].
많은 연구들이 외부 R&D가 혁신 성과 또는 기업성과 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Ahuja[1]는 화 학 공업 종사 기업의 자료(1981~1999)를 통해 R&D 협력 이 혁신 성과인 특허 건수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 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Kim[29]은 부산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외부 기관과 기술 협력 횟수가 특허, 신제품 개발 건수, 기존 제품 개선 건 수 등을 포함한 기술 혁신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Powell et al.[44]은 바이오산업의 기업 을 대상으로 외부 기업과의 협력을 맺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더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 다. Love and Mansury[36]는 미국 서비스 기업에서 고객 이나 공급자와의 전략적 제휴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 는데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였다. Hwang et al. [24]은 중소기업의 외부 R&D 협력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였으며, 이 밖에도 많은 연구들이 외부 R&D의 전략적 활용이 혁신 및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2, 10, 18, 19, 48, 51, 54]. 반면 Tsai and Wang의 여러 연구에서는 외부 지식 이나 기술의 전략적 라이센싱이 혁신 및 경영 성과에 영 향을 주지 않는다고 나타났으며[49-51] 비교적 최근에 수 행된 Grimpe and Kaiser[13]와 Berchicci[4]의 연구에서는 특정 수준까지는 외부 R&D가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 향을 미치지만 그 수준을 넘어가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 주장하였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회귀분석을 통해 외부 R&D가 절대적인 혁신 산출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 외부 R&D의 긍정적 영향이 검증되었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지 역이나 산업에 따라 그 영향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Hwang et al.[24]는 다수의 기존연구에서 외부 R&D가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 만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산업별 혁신 특성을 고 려하는 등 다양한 분석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Pavitt[42]에 의해 제안 된 혁신의 목표, 혁신 제품의 지향점, 혁신의 원천 등에 따라 산업을 분류한 ‘산업혁신체제(technological regime)’ 를 고려하거나, 매출 대비 혁신에 대한 직·간접 투자로 써 혁신의 전략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OECD[21]가 정의한 ‘기술집중도(technological intensity)’를 이용하여 혁신 성 과 분석을 수행하였다. Santamaria et al.[46], Heidenreich [22], Tsai and Wang[51] 등의 연구를 통해 기술집중도에 따라 혁신 활동 특성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Santamaria et al.[46]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 간 전략 적 제휴가 기술집중도가 낮거나 중간에 속하는 LMT(Lowand- Medium-Technology) 산업보다 기술집중도가 높은 HT (High-Technology) 산업에서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였다. Heidenreich[22]은 LMT 산업 들의 혁신은 공정, 조직, 마케팅 혁신으로 특징지어지며 외부로부터 장비, 기계 또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데에 R&D 비용 중 많은 비중을 투자함을 보였다. 특히 Tsai and Wang[51]의 연구에서는 기술집중도가 낮은 산업에 속 한 제조 기업에서는 외부 지식 및 기술 활용이 기술 혁신 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존 연구들은 기술집중도에 따라 혁신 특성이 다르고 외부 R&D의 형태나 효과에도 차이가 있음을 시 사하였으며,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외부 R&D 활용 효 과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기술집중도에 따 른 효과 차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2.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분석
외부 R&D의 활용이 혁신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 석한 기존 연구의 효율성 산출에는 회귀분석과 자료포락 분석법이 사용되었다. Shin and Im[48]은 R&D 투자비와 인력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R&D 산출에 주는 영향을 회귀 식을 추정한 뒤 특정 투입 수준에서 기대되는 추정 된 산출 값과 실제 산출 값을 비교해서 혁신 효율성을 도 출하였다. 그러나 혁신 성과는 단일 변수만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Baek and Noh [2], Min et al.[38] 등의 연구에서는 다수의 투입과 산출 을 동시에 고려하여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모수 방법론 중 하나인 자료포락분석법(DEA; Data Envelopment Analysis)을 이용하여 혁신 효율성을 분석하였다.
DEA는 1978년 Charnes et al.[7]에 의해 처음 소개되 었으며 다중 투입과 산출의 구조를 지니는 의사결정단위 (DMU; Decision Making Unit)의 상대적 효율성을 측정 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분야에 널리 사용되었다. DEA는 분석 대상 중 투입 대비 가장 많은 산출을 낸 DMU들로 효율적 프런티어를 구성하여 생산가능집합을 정의하고 프 런티어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기준으로 효율성 값을 측정 한다. DEA의 결과로 DMU의 효율적인 정도를 나타내는 0-1사이의 값을 갖는 효율성 점수(efficiency score)가 도 출되며 이 값은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음을 의미한 다[7]. 대표적인 DEA 모델로는 투입을 n배 증가했을 때 산출도 n배 증가하는 최적 규모를 가정하는 불변규모수 익(CRS; Constant Returns to Scale) 가정의 CCR 모형[7], 규모의 경제성(IRS; Increasing Returns to Scale)과 불경 제성(DRS; Decreasing Returns to Scale)이 존재하는 상황 을 고려할 수 있는 가변규모수익(VRS; Variable Returns to Scale) 가정의 BCC 모형[3], 산출을 고정한 채 최대로 줄일 수 있는 투입 수준으로 효율성을 측정하는 투입기준(inputoriented) 모형과 투입을 고정하고 최대로 늘릴 수 있는 산출 수준으로 효율성을 측정하는 산출기준(output-oriented) 모형이 있다.
투입기준 BCC 모형에서 k번째 DMU의 효율성은 다 음과 같은 선형계획법을 통해 산출된다.
(Model 1)
subject to
θk = k번째 DMU의 효율성 점수
xmk = k번째 DMU의 m번 째 투입 변수 수준
ynk = k번째 DMU의 n번 째 산출 변수 수준
λj = DMUj의 가중치
식 (1)은 산출을 고정시킨 채 투입을 최대로 줄일 수 있 는 비율을 찾는 목적식에 해당하며, 식 (2), 식 (3)은 k번째 관측치의 투입을 θk만큼 줄이더라도 생산가능집합(PPS; Production Possibility Set)에 여전히 포함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식 (4), 식 (5)는 DMU들의 가중치에 대한 제약 에 해당하며 식 (5)를 제외하면 CCR 모형이 된다.
DEA 기반의 R&D 효율성과 외부 R&D와의 관계를 분 석한 대표적인 연구로 Baek and Noh[2]의 연구가 있으며 DEA를 통해 2006~2009년 기간 동안의 R&D 효율성을 측정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개방형 혁신 전략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하지만 각 시점마다의 R&D 효율성 따로 산 출하여 비교함으로써 DMU 간의 상대적인 효율성을 측 정하는 DEA 특성 상 시간에 따른 동태적 영향을 분석하 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DEA를 기반으 로 한 다시점(multiple-period)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분석 방법인 글로벌 Malmquist 생산성 분석을 사용하고자 한 다. 또한 Baek and Noh[2]는 아웃소싱이나 기술도입, 자금 도입과 같은 외부 R&D의 정도(intensity)와 R&D 효율성 의 관계에 집중하였으나 이를 분석하기에 앞서 본 연구 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인 외부 R&D를 활용하지 않은 경 우와 활용한 경우의 R&D 효율성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Malmquist 생산성 분석은 패널자료(panel data)를 사용 하여 분석 대상의 생산성 변화를 측정하는 분석 기법으로 1982년 Caves et al.[6]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Malmquist 에서 생산성 변화의 개념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술 변 화(진보/퇴보)와 변화된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측정된 효 율성 변화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된 단일 시 점을 기준으로 한 DEA 효율성과는 차이가 있다. Malmquist 생산성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Malmquist 생산성 지수(MPI; Malmquist Productivity Index)는 시점 t에서 t+1로 변화될 때의 생산성 변화를 표현하는 지표이며 거리함수(distance function)의 개념을 활용하여 정의된다. 이 때 사용되는 거 리함수는 DEA의 CCR 모형에서 도출된 효율성 지표의 역수(inverse)에 해당한다. 이러한 DEA와의 관련성을 바 탕으로 DEA 모형을 기반으로 한 Malmquist 생산성 분석 은 1994년 Fare et al.[12]에 의해 발전되었다.
Malmquist 생산성 지수는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t시 점에서 t+1시점으로 변화할 때의 기술의 진보/퇴보에 따 른 프런티어의 확장/축소를 나타내는 프런티어 변화 효 과(Frontier-shift effect)와 프런티어와 DMU의 격차 확대/ 축소를 의미하는 추격 효과(Catch-up effect)로 분해할 수 있으며 두 효과의 절대적 크기 비교를 통해 어떤 요인이 생산성 변화에 더 주요하게 작용하였는지 알 수 있다. 기 존의 Malmquist 생산성 지수는 3개 이상 시점을 비교하는 경우 지수로써 이행성(circularity)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기간에 걸친 모든 DMU로 단일 생산가능집합을 구성하여 분석하는 글로벌 Malmquist 생산성 지수가 개발되었다[41].
기업, 산업, 지역 등의 혁신 성과 분석에도 Malmquist 생산성 분석 기법이 활용되었으며 Yuan et al.[55]은 Malmquist 분석을 통해 중국 동부지역이 중서부 지역보다 추 격 효과로 인해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보였다. Lu and Liu [37]는 대만의 IC(Integrated Circuit)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R&D 생산성 변화는 주로 프런티어 변화에 의해 이루어 짐을 확인하였다. 최근 연구로 Guan et al.[15]은 네트워 크의 관점에서 중심성(degree centrality)이나 구조적 공백 (structural holes)등과 같은 R&D 협력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이 R&D 효율성 변화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다는 것을 Malmquist와 회귀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Malmquist 생산성 분석을 활용하여 외부 R&D 활용 여부에 따라 혁신 생산성이 어떻게 변화하며 그 원 인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분석하고자 한다.
3.분석 방법
3.1.연구 모형
본 연구는 외부 R&D가 혁신 효율성과 생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를 측정하고, 외부 R&D의 활용 여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 산업별 혁신에 대한 집중 정도에 따라 그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 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 모형을 정리하면 <Figure 1>과 같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분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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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R&D만 수행한 경우(Group A)와 외부 R&D까지 함께 수행한 경우(Group B)의 혁신 효율성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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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따른 Group A와 Group B의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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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집중도에 따른 외부 R&D의 활용이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 차이
3.2.분석 설계
3.2.1.분석 자료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고 있 는 ‘중소기업 기술 통계 조사’ 자료를 활용하고자 한다. 이 설문조사는 중소기업들의 혁신 활동 실태를 조사하여 향후 혁신 지원 정책 개발에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자료는 2012~2014년 기간의 자 료이며 각 시점에서의 응답 기업 수는 1627, 1779, 2636 개 이다. 분석 DMU는 제 9차 KSIC의 산업 소분류 단위 로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3개 시점에 대해 자료가 모두 존재하는 59개 산업에 대해 내부 R&D만 수행한 기업으 로 구성된 경우(Group A)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R&D 도 수행한 기업으로 구성된 경우(Group B)를 구분하여 118개 DMU를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한다. 두 가지 R&D 유형은 기술·연구개발비의 자체 사용(내부 R&D) 이외 에 공동 개발비, 위탁 개발비, 기술도입비에 해당하는 외 부 사용(외부 R&D) 유무에 따라 구분하였다. 편의를 위해 이하 논문에서 두 가지 R&D 유형을 Group A와 Group B로 표기한다.
혁신은 복잡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거쳐 투입이 산출 로 전환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에 소요되는 시간(Timelag) 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이를 반영한 다수의 기존 연구 가 존재한다[9, 14, 20, 26]. 반면 Hollanders and Celikel- Esse[23]와 Hashimoto and Haneda[20]와 같은 몇몇의 실 증 연구에서는 혁신 산출이 발생하기까지의 time-lag이 혁 신 효율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설정한 time-lag의 변화에 따른 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이 렇듯 time-lag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관된 견해가 존재 하지 않으며 Jeon and Lee[25], Lee et al.[31] 등의 연구 에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Nasierowski and Arcelus [40]에 언급된 바와 같이 이론적 발전 상황과 데이터의 수 집 가능성 측면에서 time-lag을 정확히 반영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time-lag 산정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 서는 설문조사 문항 중 time-lag를 추정할 수 있는 ‘R&D 소요 기간’을 분석하였으며 R&D 진행단계에서 평균 6.9 개월(표준편차 1.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설 문 조사 간격이 1년이기 때문에 이 결과를 실제 분석에 는 반영할 수 없어 1년의 time-lag을 가정하고 투입-산출 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으나 유의한 상관관계가 존재하 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보된 자료에서 실증적 으로 유의미한 time-lag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석 에 고려하지 않았다.
3.2.2.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분석
본 연구에서는 투입기준 BCC 모형(Model 1) 기반의 글로벌 Malmquist 생산성 분석을 이용하여 혁신 효율성과 생산성 변화를 분석하였고 각각 글로벌 효율성과 Malmquist 생산성 변화로 측정된다. 본 연구에서는 혁신 효율 성을 측정한 기존 문헌 검토를 바탕으로 혁신 효율성평 가에 가장 많이 활용된 투입과 산출 변수들을 선정하여 글로벌 Malmquist 분석을 적용하고자 한다. 투입 변수로 는 혁신을 만드는 주체에 해당하는 R&D 인력(R&D employee) 과 혁신에 대한 투자를 나타내는 R&D 비용(R&D expenditure)을 선정하였다. 산출 변수로는 <Table 1>의 New products를 사용하고자 하였으나 설문조사 문항에 포함되지 않은 관계로 이를 간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술개발 성공 횟수(Successful innovation)를 선정하였고, 혁신 수행 과정에서 등록된 특허를 포함하여 실용신안, 상 표, 디자인권과 신지식재산권이 포함된 지적재산권(IPs;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을 선정하였다.
기존의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DEA 모형이 R&D 효율성 평가에 활용되어 왔지만 많은 연구에서 BCC 모형을 채택하였다[9, 25, 31, 35, 53]. 그 이유는 R&D 활 동에서의 규모의 수익 형태가 일정하다고 가정하는 CCR 모형을 적용할 경우에는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 기 때문에 CCR 모형보다 유연하며(flexible) 현실 상황을 잘 반영하는 가변규모수익(VRS) 가정의 BCC 모형을 적 용하고자 한다. 또한 효율적 투입 배분을 지향하는 관점 에서 투입 기준 모형을 적용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투입 및 산출 변수들의 2012~2014년 동안의 주요 통계량은 <Table 2>과 같다.
3.2.3.기술집중도
OECD[21]는 국제표준산업분류(ISIC; International Standard Industry Classification) Rev.3을 기준으로 기술집중 도 수준에 따라 전체 산업을 Low-Tech, Medium-Low- Tech, Medium-High-Tech 그리고 High-Tech의 4가지 유 형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SIC에 속한 산업들 을 OECD의 4가지 기술집중도 유형에 해당하는 산업과 유사성을 고려하여 대한민국 전체 산업을 <Table 3>과 같이 4가지 유형별로 분류하였다. 분류 결과 Medium- High-Tech와 Low-Tech에 속하는 DMU가 40개, 38개로 가장 많고 High-Tech에 속한 DMU는 16개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4.분석 결과
4.1.제조업 전반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2012~2014년 자료를 종합한 글로벌 프런티어를 기준 으로, 글로벌 효율성은 프런티어와 DMU의 격차를 나타 낸다. 분석 결과 <Figure 2>와 같이 전반적으로 내부 R&D 만 수행한 Group A의 평균 글로벌 효율성이 외부 R&D도 함께 수행한 Group B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Group A의 경우 혁신 효율성이 2013년에 증가했다가 2014년에 다 소 낮아진 반면 Group B는 효율성이 꾸준히 증가하였다.
각 시점마다 R&D 수행 유형(R&D type)에 따라 글로 벌 효율성에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독립성, 정 규성 및 등분산성 검토 후 분산분석(ANOVA)을 수행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2012, 2013년은 Group A와 Group B의 효율성 차이가 유의했으나 2014년에는 유의 하지 않은 수준으로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는 Group B 의 효율성이 꾸준히 상승하고 Group A의 효율성은 다소 정체되어 두 그룹의 효율성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효율성이 높은 DMU들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2012~2014년의 전 시점을 기준으로 글로벌 프런티어를 구성하는 6개의 DMU 중 2013년까지 는 각 그룹마다 1개씩 프런티어를 구성하였고 2014년에 는 2개 모두 Group B에 속한 2개의 DMU만이 프런티어 를 구성하였다. 또한 각 시점에서 글로벌 효율성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DMU 분석 결과 2012, 2013년에는 3개 만이 Group B에 속하였으나 2014년에는 7개로 그 비중이 대폭 상승하였다. 이렇듯 외부 R&D를 병행하는 Group B에서 매우 효율적인 DMU가 많아지고 평균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외부 R&D의 활용이 혁신 효율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 2.2절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생산성 변화는 프런티 어 변화와 추격 효과로 나눌 수 있다. 프런티어 변화가 1 보다 크면 t시점에 비해 t+1시점의 프런티어가 글로벌 프 런티어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하고 1보다 작으면 멀어졌음 을 의미한다. 추격 효과가 1보다 크면 t시점에 비해 t+1 시점에서 프런티어와 더 가까워졌음을 나타내며 1보다 작으면 멀어졌음을 의미한다.
생산성 변화 분석 결과 <Table 6>과 같이 Malmquist 생 산성 지수의 평균은 전부 양의 값을 가지며 2012~2014년 에 걸쳐 Group A와 Group B 모두 혁신 생산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3년에 Group A의 생산성 증가 효과가 24.97%로 Group B에 비해 다소 높았지만 2013~ 2014년에는 Group B의 생산성 증가가 36.66%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2012~2013년에 생산성 증가는 두 그룹 모 두 프런티어가 확장되었기 때문이며 Group B는 55.87%의 상당한 프런티어 확장과 더불어 11.2%의 추격 효과를 보 이며 효율성이 향상되었지만 Group A는 프런티어가 확장 된 만큼 추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4년에는 강한 추격 효과로 인해 생산성이 두 그룹 모두 향상되었으며 프런티어가 다소 축소된 Group A에 비해 외부 R&D를 함 께 수행한 Group B는 프런티어도 확장되어 전 기간에 걸려 프런티어가 확장되고 효율성이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4.2.산업 유형별 혁신 효율성 및 생산성 변화
기술집중도를 고려한 산업 유형 별 R&D 수행 유형에 따른 혁신 효율성을 <Figure 3>과 같이 도식화 하였다.
내부 R&D만 수행한 Group A의 경우 Medium-Low- Tech를 제외한 모든 기술집중도 유형에서 글로벌 효율성 이 낮아지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 부와 외부 R&D를 모두 수행한 Group B의 경우 Low- Tech를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글로벌 효율성은 증가하 고, Group A와의 효율성 격차는 2013년 이후 줄어들었 다. 특히 High-Tech는 2013년 이후 Group B의 효율성이 Group A보다 더 향상되었다.
기술집중도 유형의 시점 별 R&D 수행 유형(R&D type) 에 따른 글로벌 효율성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독립성, 정규성 및 등분산성 검토 후 분산분석(ANOVA) 을 수행한 결과는 <Table 7>과 같다. Low-Tech은 전 시 점에서 Group A의 효율성이 높지만 그 차이는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Medium-Low-Tech의 경우 2013년 Group B의 효율성 낮아지고 Group A의 효율성은 증가하여 통 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2014년에 Group B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어 그 차이가 유의하지 않은 수준 으로 줄어들었다. Medium-High-Tech은 2012~2013 기간 에는 Group A의 효율성이 Group B보다 유의하게 높았 으나 2014년에 Group A의 효율성은 감소하고 Group B 의 효율성이 증가하며 그 격차가 유의하지 않은 수준까 지 줄어들었다. High-Tech 역시 2012년 Group B의 효율 성이 Group A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나 2013~2014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으나 Group A의 효율성을 넘 어섰으며 2013년 보다 2014년에 그 차이가 더 증가하였 다. 이러한 사실로 비추어 볼 때 기술집중도가 높을수록 외부 R&D 활용의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술집중도에 따라 외부 R&D의 활용이 생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생산성 변화의 원인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는 <Table 8>과 같다. Low-Tech는 2012~2014년에 걸쳐 Group A와 Group B모두에서 생산성이 증가했으며 2012~2013년에는 Group B의 생산성 향상이 더 컸으나 이후 기간에는 Group A의 생산성 향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Medium-Low- Tech과 Medium-High-Tech는 2012~2013년 동안에 Group A의 생산성이 더 많이 향상되었고 이후 기간에는 Group B의 생산성이 월등히 많이 증가하였다. High-Tech는 전 시점에서 Group B의 생산성이 더 큰 폭으로 향상되어 외 부 R&D 수행의 영향이 다른 유형보다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High-Tech를 제외한 모든 기술집중도 유형에서는 2012~2013년 동안의 생산성 향상의 주요 원인은 프런티어 확장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프런티어를 성공적으로 추격 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High-Tech는 Group A와 Group B의 생산성 증가 원인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Group B의 경우 약 44%의 프런티어 확장과 188.36%의 월등한 프런티어 추격 성과를 바탕으로 79.91%만큼의 생 산성이 향상되었다. High-Tech를 제외한 세 가지 유형의 2013~2014년 동안의 생산성 증가는 추격 효과가 주요 원 인이었으며 High-Tech는 프런티어 확장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5.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자체 R&D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협업을 통 한 R&D 수행이 중소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국내 제조 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Malmquist 생산성 분석 기법 을 활용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OECD가 제시한 산업별 혁신에 대한 집중 정도를 나타내는 기술집 중도에 따라 R&D 수행 유형 간의 혁신 효율성과 생산성 변화 차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실증적 분석 결과는 대기업에 비해 한정된 자원으로 혁신을 수행하는 중소기 업에게 외부 R&D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는 데에 그 의 의가 있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외부 R&D를 활용한 경우의 혁신 효율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나 지속적인 증가 추 세를 보였다. 또한 시점 별로 효율성이 가장 높은 10개 DMU 중 외부 R&D를 수행한 경우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 게 증가하였다. 혁신 생산성 변화 측면에서도 외부 R&D 를 수행한 경우의 혁신 생산성이 꾸준히 증가하였고 내부 R&D만 수행한 경우와 달리 전 시점에서 프런티어 확장 효과와 우수한 추격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외부 R&D가 서로 다른 조직이나 기관의 협력을 요구하기 때 문에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 점에서는 안정적으로 혁신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외부 R&D 도입을 통한 혁신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을 위한 best practice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외부 R&D 도입 및 협력에 관련된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개 발하는 경영적 지원이 요구된다.
둘째, 외부 R&D 활용의 효과는 기술집중도에 따라 다르 며 기술집중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외부 R&D의 활용이 혁 신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혁신 생산성 변화도 기술집중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 으며 특히 기술집중도가 매우 높은 High-Tech에서는 2013 년 이후 내부 R&D만을 수행한 경우보다 효율성이 높아졌 다. 이에 따라 원활한 외부 R&D 활용을 위해서는 기술집중 도를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기술집 중도가 높은 기술주도형 중소기업은 혁신을 위한 재원이나 인력 등이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적극적 으로 외부 R&D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우선 중소기업 중심의 산·학·연 협력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R&D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한계점 및 향후 연구
최근 Cruz-Cazares et al.[9], Guan and Chen[14] 등의 연 구에서는 혁신을 R&D와 사업화 두 단계로 구분한 뒤 단 계별 효율성과 통합적 관점에서의 효율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적용한다면 외부 R&D가 혁신 효율성에 미치는 영 향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의 일관성 등을 고려하여 확보할 수 있었던 최대 시점인 3개 시점의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하 였으나 더 많은 시점에 걸친 자료를 이용한다면 보다 정 확한 외부 R&D의 장기적 영향과 주기적인 패턴 등을 파 악할 수 있을 것이며 추가적으로 기술집중도에 따라 외부 R&D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분석한다면 보다 폭넓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분석 자료의 한계로 인해 time-lag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보다 정확한 혁신 효율성 측정을 위해 향후 연구에서는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고찰이 필요하다. 나아가 Baek and Noh[2]의 연구와 같이 협력 개발, 기술 도입, 위탁 개 발 등 다양한 외부 R&D 활용 방법을 고려하여 이에 따라 혁신 효율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 기술집중도 외에 다른 혁신 특성들까지 고려한다면 혁신 효율성 향상 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외부 R&D 활용 방안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